지구 역사 46억년…평소 보기 힘든 ‘K-지질유산’ 특별전 열린다
첫 공개되는 공룡 화석, 고대 생명체 존재 증거 ‘스트로마톨라이트’ 등 국내 각종 자료 선보여
원로 지질학자 백인성·우경식·이광춘 명예교수 연구성과 정리
지구의 역사는 46억 년으로 추정된다. 지구 탄생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유구한 지구 역사에 관한 갖가지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는게 바로 자연유산이다. 자연유산 중에서도 지질유산이다.
지질유산은 인류가 만들어낸 문화유산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연이 만든 유산이다. 다양한 화석, 지질구조를 보여주는 지형, 암석, 광물 등이다. 이들 지질유산은 지구의 역사는 물론 이제는 사라진 공룡 같은 여러 생명체들, 당시의 생태환경 등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가 있다. 인류의 문화유산 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소중한 유산인 것이다.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가 자연유산, 나아가 지질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 보존활동을 벌이는 이유다.
국내에서 발견된 희귀한 지질유산들을 관람하며 그 중요성과 의미도 알아보는 흥미롭고도 흔치 않은 전시회가 마련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천연기념물센터 기획전시실(대전 서구)에서 15일 막을 올리는 특별전 ‘지질유산 연구, 3인 3색’ 전이다. 특별전은 평생 우리나라 지질연구에 헌신한 지질유산 권위자들이자 문화재위원을 지낸 백인성(부경대) 우경식(강원대) 이광춘(상지대) 명예교수 등 원로 지질학자 3인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13일 “이번 특별전에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지질유산들이지만 평소에는 쉽게 보기 어려운 희귀 화석과 각종 표본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시장에는 대중들의 관심이 높은 공룡 관련 화석들도 있다.
특히 8개의 이빨이 남아 있는 공룡의 아래턱 화석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백인성 교수 연구팀이 경남 고성 월평리에서 확인한 이 화석은 뿔공룡류 가운데 새로운 공룡의 흔적으로 보여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원 임종덕 자연문화재연구실장은 “이 아래턱 화석과 세계 곳곳에서 나온 다른 턱 관련 화석들과의 정밀한 비교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새로운 공룡일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좀더 연구를 진행해 그 결과를 국제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대한 육식 공룡이 초식 공룡을 사냥해 어떻게 먹었는 지를 추정하게 하는 이빨 자국이 남아 있는 초식공룡 화석, 공룡의 피부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 화석, 공룡의 뼈 구조를 알 수있게 해주는 다리뼈 화석 등도 선보인다.
전시회에는 또 단세포 광합성 미생물인 남세균의 성장으로 생성된 층이 있는 퇴적구조물 스트로마톨라이트 등도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평범한 바위나 돌로 보이지만 35억년 전후 지구상에 고대 생명체가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다.
이밖에도 긴 세월 동안 생성된 다양한 동굴 생성물, 제주도의 여러 해양생물 화석과 해조류인 홍조류가 모래에 붙어 오랜 시간에 걸쳐 둥근 형태로 성장한 제주도 홍조단괴 등도 나온다.
지질유산 연구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알 수있도록 연구자들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했던 각종 연구 장비와 복장, 연구현장을 담은 사진, 지질유산과 관련된 도서와 연구 보고서·논문 등의 자료들도 살펴볼 수있다.
임종덕 실장은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전시품은 우리 학자들이 우리 땅에서 발견해 연구하고 있는 ‘K-지질유산’”이라며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힘든 자료들이 나오는 전시회”라고 강조했다. 공룡 전문가이기도 한 임 실장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지질유산, 나아가 세계 40여개국 관람객들이 한국의 자연유산을 찾아 들르고 있는 천연기념물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이며, 내년 4월 12일까지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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