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 신군부? 野의 영화 선동에 왜 못 받아치나” 與지지층 분노

이가영 기자 2023. 12. 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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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연일 ‘서울의봄’ 끌어와 정부여당 때리기
보수층 “YS·尹 배출코도 민주화 자신감 못갖나”
“선공했어야… 이런 식이면 ‘노량‘개봉 땐 또 反日 선동”
1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영화 '서울의 봄' 상영정보가 게시돼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개봉 20일 만인 이날 오전 700만 관객을 기록했다. /뉴시스

영화 ‘서울의 봄’이 12일 누적 스코어 736만을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 영화를 정부·여당 때리기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군부에 비유하는 것이다.

이런 공세에 국민의힘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자, 온라인에서 지지자들이 먼저 분노하고 있다. “민주화 투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학창시절 모의 재판에서 ‘전두환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도망다녔던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 민주당 프레임에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이냐”는 분노였다.

민주당은 최근 연일 서울의봄을 대여(對與) 공격 소재로 삼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의 봄’을 거론하며 “군부독재와 지금의 검찰 독재는 모습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하나회가 검란을 일으켰던 검찰 특수부와 오버랩됐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서 '서울의 봄'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YTN

이재명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서울의 봄’이 저절로 오지 않았음을 똑똑히 기억하겠다”며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도록, 사적 욕망의 권력 카르텔이 국민의 삶을 위협하지 않도록 비극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겠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신군부 단체 기념사진에 현 정부·여당과 관련 인사들 얼굴을 합성한 그림을 올렸다.

여권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침묵하거나,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고 타이르거나, 기껏해야 7년전 개봉한 ‘아수라’를 언급하는 수준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당의 무기력함에 울분을 토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13일 엠엘비파크에는 “보수 정치인들이 ‘서울의 봄’ 먼저 단체관람하고 우리는 독재 세력과는 다른 건전 보수라고 먼저 선빵치면 안 되냐”며 “전두환 못 버리는 거냐”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하나회 해체한 것도 국민의힘 전신 김영삼 전 대통령이고, 전두환 사형 구형한 것도 윤석열 대통령인데 못 할 것도 없을 것 같다”는 댓글이 달렸다.

실제로,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군 사조직 하나회 숙청은 김영삼 정부 때 이뤄졌다. 노태우, 김종필과의 3당 합당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취임 이후 대대적인 숙군 작업을 진행했고, 하나회는 공중분해됐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 수감시키기도 했다. 김 대통령이 속한 민자당은 이후 군부 세력을 청산하며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꿨고, 현재의 보수정당으로까지 이어졌다. 당시 민정계는 지금 국민의힘에 남아있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헌화 및 분향한 뒤 묵념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1980년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일화도 유명하다.

윤 대통령은 2021년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정권의 보복을 피해 한동안 강원도에 숨어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그해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에게 구형했던 마음을 지금도 갖고 계시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네티즌들은 “대통령이 광주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는 시대에 보수당은 왜 민주화에 대한 자신감이 없나” “국민의힘도 이럴 때 ‘과거의 아픔을 보여주는 훌륭한 영화다. 우리는 저런 독재와는 다른 건전 보수다’ 하면서 ‘서울의 봄’ 직관하면 중도를 끌어올 텐데” “여론을 만드는 것도 능력인데, 좌파 영화라고 욕만 해서 얻는 게 뭐냐”는 반응을 보였다.

영화 '노량'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일각에서는 조만간 영화 ‘노량’이 개봉할 때 벌어질 반일 몰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노량’은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영화로, 임진왜란 7년의 마침표인 노량해전을 다룬 영화다.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국민의힘이 먼저 노량 단체 관람하고 ‘애국이야말로 보수의 핵심이다’ 하면 좋겠다” “총선 앞두고 야권에서는 또다시 반일 프레임 동원할 텐데, 먼저 나설 생각도 없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한일 무역 갈등을 등에 업고 ‘총선은 한일전’ 등의 문구를 동원했고,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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