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축구장 64개 크기... ‘한국판 라스베이거스’ 인스파이어 리조트 가보니

영종도=유진우 기자 2023. 12. 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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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최대 복합리조트
인천공항서 10분·서울역서 1시간 반 거리
내년 2분기까지 점진적 개장
첸 시 모히건 대표 “내년 방문자 350만명 목표”

평일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출발한 버스가 한 시간 십분 남짓 달렸다. 영종도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서자 널찍한 황무지 사이로 동그란 유리돔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30일 임시 개장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였다. 버스가 로비에 들어설 때까지 리조트 외곽을 한바퀴 둘러보는데만 수분이 걸렸다. 높지 않은 대신 넓고 평평한 건물이 넉넉한 공간에 펼쳐졌다. 어림잡아 봐도 예닐곱 채를 넘었다. 건물을 둘러싼 주차장은 광활했다. 아직 일반인 발길이 닿지 않아 유난히 황량해 보였다.

13일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2019년 착공 이후 4년 만에 일부 시설을 공개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미국 카지노 리조트 운영기업 모히건이 북미 바깥 지역에 처음으로 지은 복합리조트다. 인천공항을 놓고 보면 2017년 4월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에 이어 두 번째 복합리조트다.

복합리조트는 특급호텔과 공연장·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쇼핑몰까지 갖춘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말한다. 한국판 ‘라스베이거스식 리조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공항에 내린 외국인이라면 멀리 나가지 않고도 리조트에 묵으면서 카지노를 즐기고, K팝 스타 공연 관람과 쇼핑까지 한번에 누릴 수 있다.

그래픽=손민균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동북아 최대 규모 복합리조트 조성을 목표로 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46년까지다. 앞으로 23년에 걸쳐 4단계로 진행한다. 총 부지는 인천공항 제3국제업무지구 430만제곱미터(㎡)에 달한다. 축구장 520개 넓이다.

이번에 공개한 부분은 1단계다. 1단계 사업에만 축구장 64개 규모에 해당하는 46만1661㎡ 용지에 외국인직접투자 9600억원을 포함해 약 2조원을 투입했다. 상당한 규모지만, 전체 사업으로 보면 10% 남짓에 그친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에 따르면 2046년 4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면 동북아시아 최대 복합 리조트로 자리할 전망이다.

국내 리조트업계는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정체기에 빠졌다. 리조트 업계는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파라다이스시티 혼자 덩그러니 놓였던 인천공항 인근 리조트 개발 사업에 거대한 방점을 찍길 기대한다. 이후 인천을 동북아 ‘리조트 허브’로 이끌기를 바란다.

“인스파이어 프로젝트는 도전과 설렘의 여정이었다.”

첸 시 모히건 인스파이어 사장

첸 시 모히건 인스파이어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채로운 시설과 최고급 접객 서비스, 창의적이고 수준 높은 콘텐츠를 결합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이날 1275개 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 국내 최대 규모 마이스(MICE) 시설, 국내 최초 공연 전문 아레나, LED 액정으로 꾸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 ‘여권 없이 떠나는 전 세계 미식여행’을 표방한 다국적 레스토랑 등을 공개했다.

리조트 중심에는 대형 LED 전광판으로 꾸민 ‘오로라’ 거리를 조성했다. 이 거리는 이름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그림을 빛과 함께 내뿜었다. 150미터 남짓한 거리를 걷는 동안 자연적인 빛을 대신해 LED가 발산하는 조명이 낮과 밤을 번갈아 연출했다.

마이클 젠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실내에서도 마치 숲에 앉아서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며칠 뒤부터는 바다 속을 묘사한 언더 더 블루랜드(Under the blue land) 쇼를 30분에 한 번씩 3분 동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로라 거리를 지나자 역시 LED로 꾸민 로툰다가 나왔다. 로툰다는 고전 건축에서 원형 또는 타원형 평면에 돔 지붕을 올린 내부공간을 말한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보통 석조로 쌓은 로툰다를 150여개 대형 LED로 꾸며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LED에 비추는 콘텐츠는 15분 마다 바뀐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1단계 개장에 해당하는 시설을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내년 1분기에는 쇼핑몰 ‘인스파이어 몰’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문을 연다. 이어 2분기에는 야외시설 ‘디스커버리 파크’와 연중 이용 가능한 유리돔 형태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가 전면 개장한다.

그 이전까지는 공연 전문 시설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방문객을 불러들인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1만5000석 규모로 다양한 콘서트부터 프로 스포츠, 기업 행사를 모두 소화하도록 설계했다. 맨 끝 좌석부터 무대까지 거리가 75미터로 기존 올림픽 체조경기장(85미터)에 비해 훨씬 공연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장현기 아레나 상무는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설계 단계부터 라이브 콘서트에 최적화해 설계한 국내 최초 아레나”라며 “이전에는 체육관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을 보기 위해 팬들이 추운 겨울에 떨면서 줄을 서고, 더운 여름에 땀 흘리면서 대기했지만, 이제 공연 앞뒤로 쇼핑과 여가를 즐기는 관람 문화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는 지난 2일 대중음악계 유명 시상식 ‘멜론뮤직어워드(MMA 2023)’를 시작으로 ‘샤이니 태민 솔로 콘서트(16~17일)’, ‘SBS 가요대전(25일)’ ‘동방신기 콘서트(30~31일)’가 차례로 펼쳐진다.

첸 시 대표는 “첫해 국내·외 관광객 350만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라며 “카지노 뿐 아니라 논게이밍(비 카지노) 부문 경쟁력을 부각해 50대 50 비율로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사업주체 주식회사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는 글로벌 복합 리조트 기업 모히건 (Mohegan)이 100% 출자해 국내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모히건은 우리나라 외에도 북미 지역에 7개 복합 리조트를 소유, 개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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