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신제품에 5나노칩?… 美견제 뚫고 역량 키웠나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자체 7나노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칩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출시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중국 화웨이가 이번에는 5나노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노트북을 공개했다.

13일 재련사 등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비즈니스 노트북 '칭윈 L540'에 '기린 9006C' 프로세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해당 프로세서가 8코어 아키텍처에 최대 3.13㎓(기가헤르츠)의 클럭 속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중국의 IT 기술력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화웨이는 지난 2020년 10월 발표한 스마트폰 '메이트 40' 시리즈에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대만 TSMC에서 만든 5나노 공정 '기린 9000'을 사용했으나, 이후 미국의 제재로 TSMC 파운드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중국 내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8월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에 중국 파운드리 SMIC가 7나노 기술로 제작한 '기린 9000S' AP칩이 사용된 것이 알려지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 첨단 장비의 수출 제한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SMIC가 7나노 공정에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문이다.

이에 대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스마트폰에 대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이번에 선보인 기린 9006C 칩이 5나노 공정으로 생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중국의 반도체 자체 기술력을 재평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린 9000S와 마찬가지로 기린 9006C 칩이 SMIC에서 생산을 맡아 5나노 공정을 자체 양산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 제재를 뚫고 기술 진보를 이뤄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자체 반도체 기술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0월 전면적인 새 반도체 수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중국의 기술 부문에 큰 타격을 입혔지만, 중국의 국내 역량 투자가 결과물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등 봉쇄는 역효과를 내는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수출 규제 적용을 받기 이전에 이미 TSMC로부터 새 노트북에 쓰일 5나노 칩을 비축했을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중국이 5나노 공정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실제 양산이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더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