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사우디 축구의 달라진 위엄…알 이티하드의 클럽 월드컵 도전
세계 최강의 클럽을 가리는 클럽 월드컵은 언제나 유럽과 남미의 각축장이었다.
지난 19번의 대회 우승컵의 향방(유럽 15회·남미 4회)이 그 증거로, 아프리카와 북중미, 아시아 등 다른 대륙의 챔피언들을 축제의 들러리로 만들었다.
그런데 12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개막한 이번 대회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7팀으로 여는 마지막 클럽 월드컵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사우디의 알이티하드가 주목받고 있다.
알이티하드에 쏟아지는 관심은 역시 지난 여름 유럽을 놀래켰던 ‘오일 머니’의 힘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함께 세계 최고 연봉(2억 유로·약 2846억원)을 자랑하는 카림 벤제마를 비롯해 파비뉴, 은골로 캉테, 조타 등 유럽에서도 통하는 빅네임들이 즐비하다. 안그래도 사우디 최강 전력을 구축했던 알이티하드가 이번엔 클럽 월드컵에서 제대로 사고를 칠 것이라 기대를 받고 있다.
아시아 수준을 뛰어넘은 알이티하드의 전력은 숫자로도 쉽게 확인된다. 유럽축구 이적전문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알이티하드 선수단의 몸값(이적료) 총액은 1억 1443만 유로(약 1628억원). 유럽 챔피언인 맨체스터 시티(영국·12억 6000만 유로)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남미 챔피언 플루미넨시(브라질·1억 760만 유로)는 뛰어넘었다. 알이티하드는 선수단 연봉 총액(1억 7393만 유로·약 2473억원)이 몸값 총액보다 높을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알이티하드의 투자 효과는 첫 판부터 확인됐다. 개최국의 마지막 무대로 여기는 12일 플레이오프에서 오세아니아 챔피언인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를 3-0으로 대파했다. 호마리뉴가 전반 29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5분 만에 캉테가 추가골로 승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벤제마가 전반 40분 왼발로 쐐기골을 넣어 이른 시간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벤제마의 이날 득점은 클럽 월드컵 최초의 4개 대회 연속 득점이었다. 그는 과거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세 차례 이 대회(2014년 2016년 2022년)에 참가해 골 맛을 봤다. 지난해 34살의 나이로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그가 사우디에서 새 도전에 나선 것을 알린 축포였다.
알이티하드의 다음 상대는 아프리카 챔피언인 알아흘리(이집트). 알이티하드가 15일 알아흘리에 승리한다면 2005년 이 대회 최고 성적인 4강과 타이 기록이다. 결승 티켓이 걸린 18일 준결승전에선 유럽 챔피언 맨시티를 피한 터라 첫 결승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대진 반대편에 위치한 아시아 챔피언 우라와 레즈(일본)의 성적에 따라 동·서아시아의 전력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를 출범시키면서 과거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결승에서 만나던 기존 구도를 8강부터 맞붙는 것으로 바꾸었다. 사우디의 파격적인 투자가 빚어낸 흐름인데, 알이티하드가 클럽 월드컵에서 성적을 낸다면 동아시아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종합] 토니안 “거울 깨고 피 흥건···조울증+대인기피증 앓아” (새롭게 하소서)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