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조각투자’ 뮤직카우, 투자 위험 추가하고 상장 재도전… 첫 타자는 NCT드림

문수빈 기자 2023. 12. 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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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감원에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
가치 평가·상폐 기준 등 투자 위험 정비
이르면 다음 달 19일 음악 저작권 상장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가 금융감독원에 정정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달 초 낸 증권신고서가 투자자 보호책이 미흡하다고 지적받은 데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기초자산인 음악의 가치 평가 방식과 상장폐지 사유 등을 보완했다. 당초 뮤직카우는 올해 안에 음악 저작권 조각 투자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증권신고서 정정에 따라 이 일정은 내년 1월로 밀렸다.

뮤직카우/뮤직카우 제공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뮤직카우는 이달 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청을 받고 내용을 수정해 전날(12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냈다. 증권신고서란 50명 이상의 투자자에게 증권 청약을 권유하기 전 금융당국에 내야 하는 서류로, 공모 개요와 발행인의 재무 사항 등이 담긴다.

조각 투자 플랫폼이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은 건 뮤직카우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미술품 투자 플랫폼인 투게더아트는 기초자산인 미술품이 고평가 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증권신고서를 수정했다.

투게더아트는 기초자산을 스탠리 휘트니의 ‘스테이 송’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으로 바꾸는 등 대대적인 수정을텨쳐 첫 제출 이후 4개월 만에 정정 신고서를 냈다. 뮤직카우는 상대적으로 소폭 수정하며 약 일주일 만에 정정 작업을 완료했다.

뮤직카우는 “금감원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성실히 반영해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추가한 내용은 투자 위험 요소다. 투자 위험 요소는 상품에 관한 내용인 ‘사업 위험’과 신탁회사와 발행사에 관한 내용인 ‘회사 위험’으로 나뉜다. 회사 위험은 변화가 없었으나, 사업 위험을 기존 11개에서 17개 항목으로 늘렸다.

첫 증권신고서에서 뮤직카우는 팬데믹으로 음악저작권 수익률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수익증권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사업 위험으로 고지하는 데에 그쳤다. 이번 정정신고서에 추가된 사업 위험은 ▲발행 가격 산정 ▲가치 평가 ▲가치 평가 금액 검증 ▲옥션 방식의 발행 가격 산정 ▲저작 관련 수익 비율 ▲수익증권 만기 도래다.

정정신고서를 통해 뮤직카우는 뮤직카우 플랫폼이 전체 음악 저작권 시장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 따라서 플랫폼 내에서 음원 가격이 적정하게 형성되지 못할 수 있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저작재산권은 원작자 사후 70년, 저작인접권은 음반 발매일 다음 해부터 70년간 보호되기에 보호 기간이 종료된 후 해당 증권이 상장폐지 사유를 충족할 수 있다고도 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를 받은 후 15영업일 이내에 제출인에게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증권신고서가 승인될 경우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조각 투자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는 아이돌 그룹 NCT드림의 ‘ANL’을 첫 상품으로 준비 중이다.

NCT드림의 'ANL'을 기초로 한 뮤직카우의 증권신고서 중 일부

이번에 ‘ANL’로 뮤직카우가 공모하려는 금액은 4020만8000원이다. 모집 수익증권 수량은 2872주로, 주당 가격은 1만4000원이다. 일반 투자자는 ‘ANL’에 1년에 최고 3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소득적격투자자는 이 수치가 1000만원이며 전문투자자는 제한이 없다.

공모금액을 산출하기 위해 뮤직카우는 ‘저작권료 수익 비율’ 산정 모델을 도입했다. 이 모델은 ‘ANL’과 유사한 저작권료 패턴을 보이는 유사 평가군을 뮤직카우 플랫폼에서 거래된 곡 중 선정하고 이 곡들의 저작권료 수익 비율을 ‘ANL’의 연간 저작권료에 대입해 시가총액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과 비슷하다.

뮤직카우가 선정한 ‘ANL’의 유사평가군 곡은 아이즈원의 ‘O Sole Mio’, 몬스타엑스의 ‘BEASTMODE’와 ‘FLOW’, 김재환의 ‘After Party’, 엑소의 ‘지켜줄게’다. 이 곡들의 시가총액 가중 저작권료 수익 비율은 7.813%이고, 상장 예정인 ‘ANL’의 최근 1년 저작권료는 301만9384원이다.

정정신고서가 금감원의 승인을 받을 경우 ‘ANL’은 다음 달 5~11일 청약을 거쳐 같은 달 19일 상장된다. 뮤직카우는 “일정은 금감원 심사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며 “일정 변경 시 공지를 통해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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