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년 韓 총선·美 대선 겨냥 도발 가능성…러와는 군사협력 강화"

통일연구원 '2024 한반도 정세전망'…"북미 모두 대화 관심 없어"
2호 정찰위성·7차 핵실험 등에 러 영향…푸틴 방북 가능성도 제기

통일연구원 주재로 13일 서울 중구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24한반도 정세전망'. (통일연구원 제공)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내년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을 계기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13일 통일연구원 주최로 서울 중구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24 한반도 정세전망'에서 북한의 내년도 대외·대남 전략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2024년에 예정된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을 겨냥한 위기 고조용 군사 도발 가능성과 강력한 대남 영향력 공작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규모가 큰 대남 영향력 공작 및 정치 심리전이 전개될 수 있다. 가짜 정보와 뉴스 유포, 온라인·오프라인 동시다발 테러 감행 등 한국 내부의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기 위한 대형 사건과 사고를 기획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북한판 하이브리드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민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선거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직접적 군사 도발보다는 "9·19 군사합의 파기를 행동으로 옮기는 순차적 복구 행위 및 지상·공중·해상에서의 군사 활동량을 증가시키며 긴장을 조성하고 압박하는 양상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미 대선과 관련해선 누가 당선되는지는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조한범 통일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북핵 문제가 이미 임계점을 넘었으며 유럽과 중동 등 국제정세가 복합적"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하노이·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같은 상황이 재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러관계는 더 밀착할 것이라는 데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했다. 이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와 7차 핵실험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내년 3월 러시아 대선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과 관광 활성화, 북한 노동자의 대규모 러시아 파견 등 다방면에서의 교류 협력 증진 가능성이 거론됐다.

현승수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지난 11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탈퇴한 것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추동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년 4월 전후로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할 수 있다"며 "2호기 때는 러시아가 자문뿐 아니라 부품·실험 공간 제공, 대리 실험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북미 간 대화 재개 등 극적인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정성윤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북한의 경우 현재의 한미일 협력이 공고화되고 남한 정부의 영향력이 증강되는 상황을 대화의 시기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핵 문제가 지금보다 선순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낮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소중하고 한정된 외교 안보 자원을 동유럽과 중동의 안정, 그리고 대만 문제의 관리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