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망연자실…또 하나의 불명예 쓴 맨유
홈팬들 앞에서 기적을 노렸지만, 돌아온 것은 깊은 절망감 뿐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은 최악으로 끝났다.
맨유는 13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23~20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6차전에서 후반 25분 킹슬리 코망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패했다.
맨유는 이날 승리하고 같은 시간 열린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의 경기 결과가 무승부로 끝나면 2위로 16강 진출을 할 수 있었지만, 뮌헨전 패배로 경우의 수 따질 것 없이 승점 4점으로 최하위가 확정, 탈락했다. 특히 3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획득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갈라타사라이를 1-0으로 꺾은 코펜하겐이 승점 8점으로 조 2위를 차지해 16강에 올랐고, 승점 5점의 갈라타사라이가 3위로 유로파리그에 진출했다.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최하위에 그친 것은 2005~2006시즌 이후 17년 만이다. 특히 맨유는 이번 조별리그 6경기에서 무려 15골을 내줬는데, 축구 통계전문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는 역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점이다.
경기 후 맨유 팬들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을 포함해 선수들에게 거친 야유를 퍼부었다. 단순히 챔피언스리그 최하위 탈락 때문이 아니라, 이번 시즌 맨유가 극한의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맨유는 최근 4경기에서 1승3패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본머스와 리그 홈경기에서는 0-3 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특히 지난 시즌 치른 62경기 중 12경기에서 패했는데, 올해는 24경기에서 벌써 12패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텐 하흐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마찰도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를 방출시켰던 텐 하흐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제이든 산초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등 독불장군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 후 “개인적인 실수가 많은 선수에게서 나왔다.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력은 좋았으며, 질만한 경기가 아니었는데도 패배했다”고 했지만, 그를 향한 현지 매체의 시선은 차갑다. 영국 BBC는 “텐 하흐 감독은 선수들을 다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맨유는) 점점 가라앉고 있다. 지난 시즌의 낙관주의가 조금씩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고 혹평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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