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실상 커밍아웃” “본심 드러났다”…180도 달라진 이스라엘 정책에 지구촌 요동

민주당 내부, 親아랍 목소리 커져
反유대 정서 확산 주목
트럼프는 親이스라엘 행보 ‘차별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출처=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돌변해 주목된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가 속한 민주당내 이슬람 영향력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들은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매우 놀라운 것”이라며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선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부다. 이스라엘은 변화가 필요한데 정부가 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안보에 미국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스라엘은 미국 말고도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유럽도 있고, 전세계 다수 국가도 있다”며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의 무차별 폭격으로 이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잃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이를 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지도자(바이든과 네타냐후) 간 의견차이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놀라운 장면”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10월7일 전쟁 발발 이후 그가 네타냐후 총리를 끌어안았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발언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개최된 팔레스타인 지지집회 [사진출처 = AFP 연합뉴스]

한 중동문제 전문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안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바이든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이번 입장 변화는 커밍아웃에 비견될 정도로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입장엔 전통적인 친이스라엘 정책에서 벗어나고픈 미국 진보진영의 본심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미국에서도 반유대 정서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전문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이스라엘 행보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며 “이스라엘 문제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정서가 다가 올 대선에서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법을 놓고도 이스라엘 정부와 이견을 표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 지역(팔레스타인)을 통합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네타냐후 총리가 몇몇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 국가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