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베스트셀러가 된 퍼지펭귄[엠블록레터]
얼마전이었던 사이버 먼데이부터 지금까지 재밌는 행보로 화제가 되고 있는 NFT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사이버 먼데이 기념 월마트와 ‘인플루언서 박스’를 출시하고 NFT IP 거래를 위한 거래소를 만들고, 온라인 게임 출시를 발표한 곳. 지난 레터에서도 소개했었던 퍼지펭귄입니다. 그럼 승아와 함께 퍼지펭귄의 최신 근황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시죠.
퍼지펭귄은 지난 5월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해 ‘퍼지 토이즈’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장난감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퍼지 토이즈를 구매하면 ‘펭귄 평생 입양 인증서’가 함께 담겨있는데요. 인증서에 인쇄된 QR코드를 리딩하면 ‘퍼지월드’라는 메타버스로 넘어가 퍼지펭귄 SBT를 받을 수 있다는 독특한 컨셉이었죠. 물론 SBT라는 용어는 드러내지 않고 자연스러운 구매 여정중 하나로 녹여냈고요. SBT를 받기 위해 디지털 지갑을 만드는 대신 이메일 주소 인증을 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해 웹3가 생소한 고객들에게 허들을 낮췄습니다. 퍼지 토이즈라는 실물 장난감을 구입하면 손쉽게 웹3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는 이때의 경험을 살려 퍼지 토이즈의 초창기부터 독특한 컨셉 기획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통 채널에 진출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습니다. 우선 전 세계 소매 업체에 퍼지토이 시리즈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IP 라이센스 에이전트 ‘리테일 몬스터’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리테일 몬스터는 월트 디즈니, 니켈로디언, 드림웍스 등 유명 IP와 협업으로 미국 내 소매 업체와의 폭넓은 네트워크 및 마케팅 경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인데요. 이들과의 협업으로 아마존, 월마트에 성공적으로 입점하며 퍼지 토이즈를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유통 채널을 확보했습니다.
품질과 가격이라는 상품의 본질에도 집중했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NFT 프로젝트의 캐릭터라도 낮은 품질과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면 겨우 일회성 판매에 그치고 말테니까요.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퍼지 토이즈의 가격은 약 9달러에서 30달러 내외. 한화로 최대 3만원 남짓한 금액으로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이처럼 루카네츠는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포트나이트와 어몽어스 장난감을 생산하는 업체와 협력했습니다. 덕분에 아마존에서 퍼지 토이즈의 리뷰를 살펴보면 만듦새가 좋다는 리뷰가 가득하죠.
NFT는 일반적으로 홀더가 구매한 NFT의 상업권까지 소유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퍼지 토이즈는 기존 NFT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디자인으로 제작된 걸까요? 아뇨. 퍼지 토이즈는 홀더들이 보유한 NFT의 이미지대로 만들어졌습니다. 대신 소수의 NFT를 선정해 퍼지 토이즈의 디자인으로 선정했죠. 때문에 퍼지 토이즈 디자인의 기반이된 NFT 홀더에게는 퍼지 토이즈 판매에 대한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IP를 키워 커뮤니티와 보상을 나눈다는 연결고리로 인해 더 많은 홀더들이 퍼지펭귄의 행보를 지지하게 되었죠.
레터를 작성하며 아마존과 월마트에 올라온 퍼지 토이즈의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았는데요. “우리 손녀가 이 제품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사줬어요”, “아내가 너무 말랑하고 귀엽다고 해요”, “조카에게 선물해줬더니 입에 귀에 걸려 저를 꼭 안아줬어요” 등의 후기가 가득했습니다. 물론 홀더들로 엿보이는 펭구(퍼지펭귄 홀더 애칭)에 대한 언급도 종종 있었구요. 최근에는 미국의 FOX 뉴스 데스크에도 깜짝 출연하며 귀여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퍼지 토이즈는 루카네츠의 염원처럼 퍼지펭귄 홀더 뿐만 아니라 대중성을 잡아가는 것 같네요.
루카넷츠에 따르면 퍼지펭귄은 올해 하반기에만 1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는데요. 퍼지 토이즈가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과 더불어 퍼지 월드 알파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짧은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게시되었는데요. 퍼지펭귄이 얼음 마을의 이곳 저곳을 배로 슬라이딩하며 누비는 모습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퍼지 토이즈 구매시 접속할 수 있던 퍼지월드의 콘텐츠가 너무 단순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알파버전이 어느정도 완성도를 갖출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2024년부터 IP 거래를 통해 퍼지펭귄 홀더들이 자신의 NFT를 제품, 애니메이션, 스토리 등에 등장시키는 IP 라이센스 마켓플레이스가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 마켓플레이스는 ‘overpass IP’로 이름 붙여졌는데요. 아직 IP 거래와 관련된 안내가 없지만 공식 소셜미디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NFT 프로젝트가 시장 축소로 인한 탈출구를 찾고 있습니다. 줄어든 NFT 거래로 인해 수수료만으로는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워진거죠. 일년 남짓한 운영기간으로 인해 민팅비도 바닥을 보였을 거구요. 초창기 메타버스, 세계관이 이어지는 NFT 컬렉션 추가 발행 등 웹3에 국한된 로드맵을 이행하다가 웹2 진출로 방향을 전환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일부는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영원한 안녕을 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웹3, 그중 NFT는 성공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사업구조를 설계하지 않고 세계적인 흐름에 올라타 빠르게 런칭한 곳이 대다수이니까요.
아무리 날고 기는 글로벌 기업이 NFT를 출시하더라도 충분한 기획과 이해도가 부족하다면 망해버리는 곳이 웹3인것 처럼, 웹2로의 진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국내외 프로젝트에서 웹3는 허들이 높지만 웹2는 조금 더 친숙한 시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NFT 프로젝트가 메인 스트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얼마나 리더의 경험과 이해도, 그리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지 퍼지펭귄이 선례를 남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 프로젝트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백억의 외부 투자가 그들이 앞으로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겠지만요. 퍼지펭귄의 사례를 참고해 더 많은 국내 프로젝트들이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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