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단골 암초 '공급망'…효율 대신 안정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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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내 수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 수출물량을 통제한다는 사유도 그대로 반복됐다.
정부는 재빨리 공공비축물량 확대와 수출 다변화 지원으로 '대란 재현'은 막았지만 최근 요소 수입을 둘러싼 혼란은 특정국 의존도가 큰 국내 공급망 실태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은 185개 주요 공급망 안정 품목을 지정하고 2030년까지 이들 품목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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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나라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가 국내로 향하는 요소 수출을 막아섰다. 2021년 요소수 대란이 불거진 지 2년만에 요소 공급망이 오작동한 것.
자국 내 수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 수출물량을 통제한다는 사유도 그대로 반복됐다. 정부는 재빨리 공공비축물량 확대와 수출 다변화 지원으로 '대란 재현'은 막았지만 최근 요소 수입을 둘러싼 혼란은 특정국 의존도가 큰 국내 공급망 실태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3일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내놓은 배경이다.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은 185개 주요 공급망 안정 품목을 지정하고 2030년까지 이들 품목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9년 일본의 기습적인 반도체 필수소재 수출금지 이후 공급망 문제가 빈번히 불거진 것은 기존 우리 산업이 경제성과 효율성의 논리만 우선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입품목 4458개 중 수입액 100만 달러 이상, 특정국 수입의존도 50% 이상 품목은 지난해 기준 1719개에 달한다. 주요 7개국(G7) 대비 중간재 및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한국 산업은 △2019년 일본 반도체 필수소재 수출금지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 △2023년 중국 갈륨·게르마늄·흑연 수출통제 등 공급망 공격에 취약하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정세불안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EU 배터리법 등 자국 산업 보호정책도 우리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때그때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효율성이 우선된 세계가 무너지고 공급망이 잘려나가고 있다"며 "지금은 위기가 상시화되는 시대로 위기를 상수로 생각하고 안정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이번 공급망 대책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광범위한 품목의 공급망 전략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앞으로는 가격과 시간 같은 '효율성'보다는 다양성 같은 '안정성'을 택한다는 취지로 이번 공급망 전략을 짰다. 국내 생산 시 경제성이 부족했던 요소 등 품목을 공급망 안정품목에 넣어 생산시설 투자를 지원하고 첨단산업·공급망 분야의 전략적 외국인투자, 유턴기업 유치 등 자립화에 힘쓴다. 수입처와 생산거점 다변화와 핵심광물 비축과 재자원화 기술도 지원한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국산화를 지원하는 등 공급망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겠단 것이다.
산업부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 중 상당 부분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양산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포항에 설립하는 포스코퓨처엠 인조흑연 공장도 소부장 R&D 협력 모델로 지원한 것"이라며 "정부는 R&D 지원 외에도 전력 공급, 물관리법 등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규제 해소를 푸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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