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 “딸 벨=자랑스러운 딸, 친구 같은 아빠 되고 싶었죠”[EN:인터뷰①]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항상 자랑스럽고 고마운 딸이죠."
원조 '오빠 부대' 붐을 일으키며 19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심신은 올해 새로운 수식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름 하여 '벨의 아버지'다.
아버지의 빼어난 끼를 물려받아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심신 딸 벨(본명 심혜원)은 7월 큐브엔터테인먼트 설립자 홍승성 회장이 이끄는 S2엔터테인먼트 소속 4인조 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쥴리, 나띠, 벨, 하늘) 멤버로 가요계 입성했다.
불과 데뷔 6개월 차에 접어든 팀이지만 지난 반년 간 써 내려온 기록은 신인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눈부시다. 데뷔 앨범 'KISS OF LIFE' 타이틀곡 '쉿 (Shhh)'으로 어떤 것에도 억압받지 않는 당당함이라는 메시지를 전파하며 청춘들의 공감을 얻은 이들은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앨범 누적 스트리밍 수 1,000만, 월별 청취자 수 100만 명 돌파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1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2엔터테인먼트 연습실에서 뉴스엔과 만난 심신은 "요즘 키스오브라이프 활동으로 딸과 본가에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자기 일을 잘하고, 힘들 때도 잘 헤쳐나가는 모습이 항상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벨이 속한 키스오브라이프는 12월 2일 열린 ‘MMA 2023(멜론뮤직어워드)’에서 국내를 넘어 해외 K-POP 팬들에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아티스트에게 수여하는 1theK 글로벌 아이콘 상을 수상했다. 데뷔 5개월 만에 트로피는 물론 신곡 'Bad News'(배드 뉴스)로 대형 무대를 펼치며 K팝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벨은 "글로벌 아이콘 상을 수상했는데 상 이름도 정말 마음에 들고 감사했다. 키스오브라이프가 글로벌로 뻗어 나가는 아이콘이 되길 바랐는데 바람에 걸맞은 상을 이렇게 일찍 받게 돼 행복하다. 데뷔했을 때는 이렇게 빨리 연말 시상식에서 저희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 줄 몰랐다. 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시상식 무대를 규모 있게 보여드릴 수 있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저희끼리 앞으로도 더 노력해 큰 무대에 많이 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벨은 키스오브라이프의 음악적 중심축이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사운드 클라우드 등을 통해 자작곡, 보컬 커버 콘텐츠를 공개하며 실력을 다진 그는 키스오브라이프 데뷔를 2개월가량 앞뒀던 5월 그룹 르세라핌 앨범 'UNFORGIVEN'(언포기븐) 동명의 타이틀곡 작업에 참여하며 작곡가이자 작사가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에 머무르지 않고 벨은 자신의 데뷔곡 '쉿 (Shhh)'은 물론 솔로곡 'Countdown'(카운트다운) 등 크레디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심신은 벨이 7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베스트브랜드 어워즈'에서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작곡가 부문 상을 수상하자 스케줄로 부득이하게 불참한 딸을 대신해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심신은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던 음악성을 보유한 벨을 위해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어릴 적부터 피아노도 금방 배웠고,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콩쿨에 나가 우수상도 탔다. 클래식 피아노를 하다가 5학년 때쯤 그만뒀고, 재즈 음악은 자기 혼자 악보를 보고 공부해 연주하더라"고 회상했다.
벨은 "태어났을 때부터 재즈 음악을 좋아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음악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 공연도 많이 따라다녔다. 아버지가 차에서도, 집에서도 밤낮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으셨던 기억이 난다. LP 판 모으는 것도 좋아하신다. 덕분에 어릴 때부터 귀가 트인 것 같다. 음악적 자아는 중학생이 되고 난 후 생겼다. 클래식 음악, 바이올린 전공을 그만두고 실용음악을 하며 작곡을 하기 시작했고, 직접 쓴 곡을 사운드 클라우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다. 연락이 온 다양한 프로듀서 분과 협업하다 보니까 K팝 신에 들어오게 됐다. 그러다 고등학생 때 퍼플키스 선배님 곡으로 (작곡가) 입봉을 했다"고 말했다.
심신은 "아주 자랑스럽다. 어릴 적부터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딸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도 정말 잘했다. 반에서 1등을 했다. SBS '붕어빵'에 함께 출연할 때도 말을 잘했다. 그래서 나중에 변호사가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중학교 때부터 음악에 심취하더라. 제가 거실에서 음악 듣는 게 취미인데 벨도 항상 듣던 쳇 베이커 음악 등 세계적 재즈 음악을 좋아했다"고 밝혔다. 벨은 "어린 나이에 그런 레벨의 음악을 접하는 게 쉬운 경로는 아니다 보니 정말 좋은 양식이 됐다"고 말했다.
심신에 따르면 벨은 학창 시절부터 곡을 쓰고 소리로 구현해 내는 데 있어 독창적이고도 능동적인 면모를 보였다. 심신은 "어느 날 (벨이) 원어로 된 쳇 베이커 전집을 사 오고, 빌 에반스 음악도 악보를 보고 직접 연주하더라. 느낌 있게 잘 쳤다. 그때 제가 집에 신디사이저와 소리 좋은 일렉 피아노 등을 사놓았을 때였다.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것도 자기 방에서 만들어 들려줬다. 나중에 로직 프로그램을 설치한 컴퓨터를 선물해 줬는데 그걸 갖고 금방 배워 노래를 만들더라"고 회상했다.
벨은 "학원을 한 번 다녀봤는데 제가 남이 하라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안 좋은 면일 수도 있지만 좋은 쪽으로 스스로 제 길을 만들어 나가고 창조해 제 것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 남이 만든 무엇인가를 주입시키는 걸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독학이 오히려 편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심신은 "너무 감사하다. 자기 재능을 계발해 자기 앞가림도 잘했다. 저희 어머니가 8년 전 돌아가셨는데 하늘에서 어머니가 도와 주신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우리 어머니가 농구선수였는데 손녀(벨)이랑 친했다. 테니스로 전국체전에 나가실 정도로 운동도 잘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그룹으로 데뷔하기 전 개인 스튜디오에서 곡 작업만 하던 시절부터 쭉 지켜봤어요. 저와 같이 음악을 하는 베이시스트 등 뮤지션들도 (벨의) 자작곡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줬어요. 정말 대견하고 감사하죠. 저보다도 몇 배 더 큰 활약을 펼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기쁨과 감동, 사랑을 전달하는 보람된 일을 하는 가수가 될 거라 믿어요. 살다 보면 파도가 낮을 때도 있고 높을 때도 있겠지만 저보다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것 같아요. 전 지혜로움보다 고집이 많은 편이었거든요."(심신)
"저도 고집이 굉장히 있는 편이에요. 근데 예술가들은 자기만의 고집, 소신을 통해 얻어내고 표현해 내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데뷔 후 발표한 '쉿'과 '배드 뉴스'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연습하고 성장해 저희가 가진 것들을 멋지게 뽐내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좋은 음악과 무대로 대중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드리는 키스오브라이프가 되겠습니다."(벨)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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