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계대출 5.4조원 늘어···꺾이지 않는 ‘주담대’ 증가세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달보다 둔화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더 큰 폭으로 불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1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1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4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지난 9월 4조8000억원, 10월 6조7000억원 각각 증가했다가 지난달 들어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주택담보대출(845조3000억원)은 전달보다 5조8000억원 늘어, 전달(5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한은은 주택 매매와 관련된 자금 수요는 둔화하고 있지만, 지난달 입주 물량이 증가한 영향 등으로 잔금 수요가 늘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0∼11월 입주 물량이 많다 보니 잔금 마련을 위한 집단대출 수요가 확대돼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9000호로, 10월(4만2000호)보다는 줄었지만 9월(2만8000호)보다는 1만호 이상 많았다. 또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입주율은 72.3%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 잔액은 245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3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한은은 추석 연휴의 소비자금이나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등 지난 10월의 일시적인 증가 요인이 사라지면서 기타대출 잔액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3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대출 유형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조6000억원 늘어 전달(5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전달보다 3조원 줄면서 2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4000억원 증가하며 전달(6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5조7000억원이 늘었고 기타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은 가계대출 잔액이 2조8000억원 줄어 전달(-5000억원)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달보다 많이 축소했으나 가계부채 규모가 여전히 큰 만큼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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