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통화하며 호감…가짜 쇼핑몰 사이트 소개하고 투자 사기”

송국회 2023. 12. 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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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본에서 미용실과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어요".

결국, A 씨는 여성이 소개해준 해외 쇼핑몰 사이트에 입점했습니다.

다만 고객이 주문한 상품 구매 비용을 운영자인 A씨가 쇼핑몰 측에 먼저 보내야 거래가 성사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갑자기 고객들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많은 양의 상품을 한꺼번에 주문했고, 그 비용을 먼저 쇼핑몰 측에 보낸 A씨는 지금도 수익금은 물론 물품 비용 3천 7백여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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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온라인 메신저로 남성과 영상 통화하는 장면


■ "마트서 장 보는 사진 보내"…영상통화까지 했던 여성의 정체

"저는 일본에서 미용실과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어요".

자신을 일본인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이 50대 A 씨와 가까워지기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대화는 모두 온라인 메신저로 이뤄졌습니다.

지난 7월 28일, 여성이 A씨가 사용하는 메신저로 친구 신청을 한 뒤로 이들의 대화는 일상적으로 흘러갔습니다.

"여성이 자신이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저녁을 먹고, 운동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냈다"고 A 씨는 말합니다.

또, "가끔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가 코로나 19로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털어놓으며 똑같은 자영업자였던 자신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성이 자신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온라인 메신저로 보내는 장면


이들은 가끔 메신저로 영상 통화도 하며 사진과 같은 인물임도 확인하면서 친분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여성은 "부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며 한 해외 쇼핑몰 사이트를 소개하기 시작했고, "코로나 19로 영업이 힘들어 빚을 졌지만 결국 쇼핑몰 사업으로 빚을 갚았다"는 말도 해줬다고 합니다.

해외 유명 쇼핑몰 사이트를 본뜬 가짜 사이트


■ '쇼핑몰 사이트' 알려준 여성..."입점비 내지 않는 손쉬운 창업"

결국, A 씨는 여성이 소개해준 해외 쇼핑몰 사이트에 입점했습니다.

여성은 A 씨에게 "쇼핑몰 입점비를 내지 않아도 되고 재고 신경 쓸 필요 없이 상품 사진만 올려놓으면 되는 쉬운 창업 방식"이라고 알려줬습니다.

A 씨는 "이 쇼핑몰 사이트에서 여성의 매출 실적도 직접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런 뒤 쇼핑몰 운영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입점 절차를 안내받고 상호명까지 등록해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다만 고객이 주문한 상품 구매 비용을 운영자인 A씨가 쇼핑몰 측에 먼저 보내야 거래가 성사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모든 대화 역시 메신저로 진행됐습니다.

처음에는 여성과 쇼핑몰 운영자가 알려준 대로 실제 매출의 10% 이상의 수수료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갑자기 고객들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많은 양의 상품을 한꺼번에 주문했고, 그 비용을 먼저 쇼핑몰 측에 보낸 A씨는 지금도 수익금은 물론 물품 비용 3천 7백여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짜 쇼핑몰 관리자 페이지


■ "24억 7천만 원 날려"...주식과 주택 담보 대출까지 받았던 사업가

또다른 한 사업가는 이 여성과 온라인에서 만난 뒤 여성이 소개해준 이 쇼핑몰에 입점했다가 무려 24억 7천만 원을 날렸습니다.

심지어 "주식과 주택을 담보로 대출 15억 원을 받고 가족에게 돈도 빌렸다"고 합니다.

이 사업가도 A 씨처럼 "처음에는 매출에 따른 이익을 얻었지만 한 번에 소화할 수 없는 많은 양의 주문을 받으면서 쇼핑몰 측에 선입금할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은행 대출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확인 결과, 이 쇼핑몰은 실제 운영되는 해외 유명 쇼핑몰을 본뜬 가짜였습니다.

고객은 물론 쇼핑몰 운영진이 알려준 상품공급업체도 가짜로 추정됩니다.

KBS 취재진도 당시 이들이 입점했던 쇼핑몰 사이트가 인터넷 주소만 바꾼 채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인터넷 주소만 바꾼 가짜 해외 쇼핑몰 사이트


■ 경찰, '로맨스 스캠'을 이용한 '쇼핑몰 투자 사기'로 의심

경찰은 이들이 온라인에서 호감을 쌓은 뒤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기 수법에 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신고된 피해 건수만 17건에 이릅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중년 남성들로 피해액은 30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물품 구매 비용을 전달한 가짜 쇼핑몰 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를 차단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관 기사] “인터넷으로 중년 남성에 접근”…경찰, ‘로맨스 스캠’ 수사 착수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40268&r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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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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