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 ‘승률 100%’ 삼성화재…“패배 의식 탈피하고 있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는 15경기를 치른 12일 기준 10승5패(승점 25)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빨리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팀이다. ‘명가 재건’을 목표로 순항하고 있지만, 승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두 우리카드(승점 31·11승4패)에 승수에서 1승 뒤진 삼성화재는 승점에서 6점이나 밀린다.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는 세트 점수 3-0 또는 3-1 승리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승점을 조금 더 잘 땄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운 속내를 드러내면서도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승점 관리는 사치 같다. 매 경기 있는 힘을 짜내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삼성화재는 올 시즌 승리의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 차례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기간 리그를 주름잡던 삼성화재는 최근 3시즌 7, 6, 7위를 기록하며 승리보다 패배에 더 익숙해졌다. 꼴찌로 마감한 지난 시즌 성적은 11승25패(승점 36)에 불과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의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에서 직전 시즌 거둔 승수에 육박한 승리를 챙겼다. 현재까진 유효한 확실한 ‘승리 공식’이 눈에 띈다.
삼성화재는 이날 우리카드와 5세트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치른 다섯 번의 풀세트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것으로, 5세트 ‘승률 100%’ 기록을 또 한 번 이어갔다. 경기 막판 집중력이 높았기에 가능한 결과인데, 선수들 역시 5세트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5세트 양 팀 촤다인 6점을 올려 팀을 승리로 이끈 ‘주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4세트 때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 5세트에는 더 집중했다”고 했고, 올 시즌 개인 최다 23점을 기록한 날개 공격수 김정호는 “5세트까지 가면 지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매번 이기니까 선수들이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0승 중 5승을 승점 2점이 주어지는 풀세트로 따낸 김 감독은 승점에 대한 아쉬움보다 패배감에서 벗어나고 있는 선수단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5세트는 최대한 단순하게 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고, 운도 좋았다. 어렵다고 봤는데, 이긴 경기도 있었다”며 “작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패배 의식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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