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쓰레기가 미술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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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자유다. 보트처럼 보인다면 그렇게 느껴라."
눈 앞에 뒤집어진 보트 모양 흙무더기가 있었다.
82세의 노작가는 눈 앞의 미술을 '규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석하라고 주문했다.
12일 만난 작가는 1층의 피라미드와 보트 모양으로 흙을 쌓은 작품 '흙' 앞에서 "뉴욕의 흙을 가져다 벽돌처럼 굽고, 쌓았지만 재료는 촉매에 불과하다. 문명과 자연 사이 다리놓기가 내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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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이후 40여년 작업 망라
거리 사물로 만든 설치 등 눈길
눈 앞에 뒤집어진 보트 모양 흙무더기가 있었다. 82세의 노작가는 눈 앞의 미술을 ‘규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석하라고 주문했다. 뉴욕의 흙, 거리에서 주운 잡동사니, 심지어 한글의 자음과 모음까지도 재료로 사용됐다. 임충섭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미술의 도구다.
임충섭의 개인전 ‘획(劃)’이 14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펼쳐진다. 이 화랑이 기획한 세 번째 개인전으로 2년만에 열린다. 1973년 뉴욕으로 이주한 작가가 1980년대부터 40여년 이어온 작업을 돌아보는 회고전 성격의 전시다. 자유형 캔버스와 드로잉, 발견된 오브제, 고부조, 아상블라주 등 40여 점을 소개한다.
작가는 ‘모든 사물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에 큰 영감을 받아 길거리에서 주워 온 나뭇가지나 흙, 산업 물품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한다. 2층 벽에는 무려 20년간 뉴욕 거리서 주운 잡지, 운동화끈, 집게 등이 빼곡히 건 ‘무제 - 발견된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작가의 ‘선택’으로 쓰레기가 미술이 되는 순간이다. 작가는 “사물들이 조형적 자유를 만끽하도록 연출했다”라고 말했다.
동양 서예의 ‘획’에 주목해, 한글과 한문을 원형의 비정형 캔버스 평면에 그려넣은 ‘하얀 한글’과 ‘수직선 상의 동양 문자’는 거대한 토템처럼 보인다. 작가는 “내 나름대로 한국 미니멀 아트의 해석을 위해 직사각형 캔버스를 벗어났다”면서 “한글과 한문에는 획이있다. 이걸 내가 현대 조형언어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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