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도 싫어요"…5년간 지방서 짐 싼 의사 270명

박양수 2023. 12. 1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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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봉 수억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한 지방 의료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간호협회는 "올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간호대 입학정원은 2대 8 수준으로, 의사들이 서울이나 대도시로 떠나고 병의원이 줄어든 지역에서 증원이 많았다"면서 "간호학과 10곳 중 8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지만 실습할 병원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간호대 학생들이 원정실습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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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협회 분석, 의료 취약지 98곳 중 52곳 줄어
인구당 간호사수도 지역간 최대 438배 차이
[아이클릭아트 제공]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지난 11월 29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논의하는 '제19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있다. 앞서 22일 열린 18차 회의에서는 의협 측이 모두발언을 마치고 10분 만에 퇴장했다. [연합뉴스]

최근 연봉 수억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한 지방 의료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지방 소도시나 산간 벽지, 도서지역일수록 이같은 일이 허다하게 일어난다.

지난 4년간 의료 취약지역을 떠난 의사들이 270명에 달한다는 사실도 이같은 '지방 의료 공백'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의사가 줄고 병·의원이 감소하면서 지역간 간호사 수급 불균형도 심각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대한간호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별 의료이용통계 연보를 분석한 결과, 2018~2022년 5년간 전국 시·군·구 의료 취약지역 98곳 중 52곳에서 의사 수가 줄었다.

의사 수가 감소한 곳은 상주·문경 등 경북 10곳, 삼척·양구 등 강원 9곳, 통영·밀양 등 경남 9곳, 구례·고흥 등 전남 8곳, 남원·진안 등 전북 6곳, 충주·증평 등 충북 4곳, 금산·서천 등 충남 4곳, 인천 강화군과 경기 동두천시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 270명의 의사가 의료 현장을 떠났다.

의사들이 지방 근무를 꺼리고 서울 등 수도권으로 몰리는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열악한 근무환경, 교육·문화 등 생활 인프라 부족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수도권 의사 편중 현상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의대 정원 확대'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2020년 전공의 파업과 의사 단체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된 지 3년 만이다.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의대 정원 확대라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 가운데 시점도 '2025년 대입 반영'이라고 못 박은 상황이다. 필수 의료 공백으로 인해 응급환자가 구급차를 탄 채 병원을 떠돌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게 나타나면서다.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들끓는 사회적 요구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한 것도 한 가지 이유다.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가파르게 늘 것으로 예상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여러 국가들이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다만, 정부의 추진 의지가 강할수록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편, 의사가 떠나고, 병·의원이 줄면서 의료 취약지를 떠나는 간호사들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간 간호사 쏠림 현상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부산 강서구(0.09명), 경기 과천(0.25명), 강원 인제(0.58명), 충북 증평(0.63명), 경북 군위(0.76명), 충남 계룡(0.96명)는 채 1명이 안됐다. 이에 비해 부산 서구(39.45명), 서울 종로구(34.47명), 대구 중구(29.72명), 광주 동구(27.12명) 등은 평균(4.76)보다 훨씬 많았다.

간호협회는 "올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간호대 입학정원은 2대 8 수준으로, 의사들이 서울이나 대도시로 떠나고 병의원이 줄어든 지역에서 증원이 많았다"면서 "간호학과 10곳 중 8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지만 실습할 병원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간호대 학생들이 원정실습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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