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 서한솔+김민영 콤비에 독감 극복한 스롱...블루원 P.S 향방은?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1, 2위 팀이 나란히 다 된 밥을 못 먹었다. NH농협카드에 이어 크라운해태까지 발목을 잡혔다.
지난 12일,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023-24' 4라운드 8일 차 경기에서 블루원리조트가 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4-1(10-11, 9-8, 15-13, 9-7, 11-7)에 역전승했다.
앞서 NH농협카드 역시 SK렌터카에게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완패하며 크라운해태에게는 4라운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크라운해태 주장 김재근이 NH농협카드의 경기를 염탐(?)하기 위해 앉아있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소소한 재미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양팀 모두에게는 중요한 대결이었다.
하지만 이 날은 그야말로 '고춧가루'의 날이었다. 크라운해태는 남자복식전부터 김재근-김태관 콤비가 사파타-엄상필 조에 11-10으로 신승하며 만만찮은 경기를 예고했다. 그리고 승리는 그것이 끝이었다.
블루원리조트는 이어진 2, 3, 4, 5세트를 모두 가져오며 크라운해태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독감에 걸려 부진했던 스롱이 강민구와의 혼합복식에서 함께 활약하며 여자단식까지 갈 것도 없이 경기를 그대로 매조졌다.
특히 이전에는 약체로 꼽혔던 서한솔-김민영 여자복식 조합이 종종 쏠쏠한 활약을 선보인다.
서한솔-김민영 조합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블루원리조트의 팀 창단은 21-22시즌에 이뤄졌다. 초반 여성멤버로는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와 서한솔 단 둘 뿐이었다. 그러나 서한솔의 성적이 불안정했던 당시, 스롱이 여자단식에 혼합복식까지 모두 소화해야 했고 22-23시즌부터는 여자복식이 신설됐기에 전력 보강이 절실했다.
이에 따라 김민영은 22-23시즌 드래프트를 통해 팀에 합류했다. 21-22시즌 기준으로 6, 7차 투어와 월드챔피언십에서 8~16강 내의 양호한 성적을 작성했다. 그러나 팀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서한솔과 여자복식을 맡게 되며 승보다 패가 더 많은 긴 고난의 시간을 지났다. 22-23시즌 정규리그 기준 서한솔은 복식 47경기를 소화하며 19승 28패를 기록했고, 김민영은 37경기 13승 23패를 작성했다. 여성선수들 중에는 단연 최하위권의 성적표였다.
블루원리조트의 오더는 대체로 고정적이었다. 2세트 여자복식에는 김민영-서한솔이 꾸준히 나섰고 스롱은 보통 강민구와의 혼합복식, 여자단식을 소화했다.
승수보다 패수가 더 많을 경우, 혹은 상승세에 오른 선수가 있을 경우 주장은 오더에 변수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리더 엄상필은 두 사람의 오더를 웬만하면 바꾸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을 치를 당시 서한솔은 클러치 경기에서 하이런 6점을 몰아치며 수훈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엄상필은 "서한솔과 김민영이 (세트를) 이길 때는 다른 선수들이 이기는 것과 (느낌이) 다르다, 나머지 선수들이 '절대로 지면 안되겠다'고 다짐한다"며 두 사람의 환기성을 강조했다. 서한솔은 자신의 활약을 기뻐하기보다 오히려 김민영과 함께 하지 못했음을 더 아쉬워했다.
23-24시즌에도 사실 두 사람은 괄목할만한 팀 성적 상승을 이루진 못했다. 4라운드 마지막 날 기준으로 서한솔이 복식 28경기(11승 17패), 김민영은 복식 34경기(14승20패)를 소화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SK렌터카전부터 이 '감초' 멤버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블루원리조트의 상승세를 더했다. 강지은-히다를 상대로 9-6으로 꺾고, 백민주-임정숙을 9-8로 잡는 등 'LPBA 챔프' 조합을 상대로 승세 박기에서 톡톡한 재미를 봤다. 특히 12일은 김민영이 3뱅크샷을 포함해 쏠쏠한 활약을 했고, 서한솔이 마무리 점수를 장식했다.
현재 블루원리조트는 정규리그 전체 3위(44점), 4라운드 기준으로도 승점 12점으로 3위에 올랐다.
'디펜딩챔피언' 블루원리조트가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에 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5라운드에서 우승해 자력으로 티켓을 따내면 된다. 두 번째는 크라운해태가 라운드 우승을 가져가고 블루원리조트가 승수를 쌓아 정규리그 2~3위권을 유지하면서 정규리그 성적순으로 여남은 티켓을 따내는 방법이다.
에스와이와 NH농협카드, 크라운해태가 3위권에 들고 블루원리조트가 4위권에 들어도 진출 가능성이 있다. 웰컴저축은행과의 막바지 자리 싸움이 대단히 치열할 전망이다.
여성선수들의 클러치 활약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4라운드 최종일인 13일에는 오후 12시 30분 하이원리조트-에스와이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오후 3시30분 하나카드-SK렌터카, 오후 6시 30분 웰컴저축은행-블루원리조트, 오후 9시30분에는 우승 결정전인 크라운해태와 NH농협카드가 대결한다. 휴온스는 휴식일을 가진다.
사진=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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