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제도 개선 촉구…삭발 투쟁 나선 부모들
[EBS 뉴스12]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른바 '나쁜 부모'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게 됐지만, 지금까지 미지급자에 대한 실형 선고는 단 한 차례도 내려진 적이 없습니다.
양육비 문제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어제 열렸는데요.
일부 양육자들은 삭발까지 감행하며, 엄중한 처벌과 제도 보완을 촉구했습니다.
배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양육비 제도 개선을 호소하며, 오랫동안 길러온 머리카락을 잘라냅니다.
남편과 별거한 뒤 11년째 혼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 여성은 그동안 못 받은 양육비가 거의 1억 원입니다.
4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소송에 매달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은진 /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생계와 육아, 소송에 매달리려면 1시간을 초로 나눠가면서 살아야 합니다. 끝나면 아이들 밥 먹이려고 뛰어서 집으로 가야 합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처벌 할 수 있도록 2년 전에 법이 개정됐지만, 실형이 나온 적은 없습니다.
형사 재판까지 가는 과정도 길고 어렵습니다.
이행명령 소송을 하고, 그래도 지급하지 않으면 3개월 뒤 감치명령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데, 형사고소는 1년 후에야 가능합니다.
형사 재판까지 가는 기간만 평균 3~5년이 걸리는 겁니다.
인터뷰: 김성범 실장 / 법무법인 진성
"생계와 양육의 이중고를 짊어진 양육자들이 3년에서 5년 동안 소송에 매달리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양육비 이행절차 간소화 법안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회에는 이행명령 소송 뒤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3개월 뒤 바로 형사고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행절차 간소화 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아이들의 최소 생계와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개정안을 하루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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