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폐지하면 또 다른 갈등"…조희연 교육감 1인시위

[EBS 뉴스12]

용경빈 앵커 

지난 2012년 제정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서울시의회 정례회의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요.

이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를 위한 1인시위에 나섰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직접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교육감님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그럼에도 오늘부터 8일 동안 서울 전역을 돌면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를 위한 1인시위를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이렇게 해석까지라도 지켜내야 할 이유가 뭔지 일단 궁금한데요.

조희연 서울교육감 

예 제가 지금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하기 위해서 광화문에 피켓을 들고 지금 나와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학생들을 권리의 주체로 보장하고 그들을 존중하기 위한 그런 법적 근거로서 큰 학생인권의 큰 병풍이자 기둥으로 작용을 해왔습니다.

아마 시청자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옛날에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체벌을 당하기도 했었고 또 교문 앞에서 머리카락의 길이를 둘러싸고 선생님과 학생이 다툼을 벌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과거의 풍경으로 만든 그런 학생인권조례의 성과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느낄 때 그것을 제기하고 보장받을 수 있는 학생인권옹호관이라는 이름으로 학생인권옹호관이 있어서 학생들의 권리 구제를 하고 학교의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규칙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바꾸도록 하는 그런 역할도 그런 절차로서도 학생인권조례가 굉장히 중요한 기능을 해 왔습니다.

용경빈 앵커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시의회 국민의힘에서 발의한 조례가 있죠.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를 보면 학생의 권리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이 돼 있지 않습니까? 

이 내용으로는 기존 학생인권조례를 대체할 수는 없을까요?

조희연 서울교육감 

예 사실은 저희가 학생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를 검토해 보니까 학생인권조례와 전혀 충돌하지 않는다.

그 두 가지가 병존할 수 있다. 

함께 있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학생인권조례에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보장하고 있는 학생에 대한 포괄적인 권리를 다 담고 있습니다.

일종의 학생인권 권리의 대장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학생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지금 시의회에 제출돼 있는 조례는 사실 포괄적으로 교사의 어떤 생활지도의 권한이라든지 그다음에 학생의 학습권이라든지 굉장히 협소한 그리고 포괄적인 조항만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인권 권리의 대장전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인권조례와 이번에 시의회에 제출되는 조례는 결코 대체관계가 아니다.

그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지고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 인권 역사의 거대한 후퇴다.

저희들은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용경빈 앵커 

그럼에도 서두에 말씀드린 대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통과가 되면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신지요?

조희연 서울교육감 

저희가 그래서 110명에 이르는 서울시 의원님들에게 어제 정말 간곡한 호소문을 보냈습니다.

정말 학생 그동안 서울 지난 10여 년의 서울교육의 역사 혹은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게 친환경 무상급식과 관련된 조례이고 또 하나가 든다면 학생인권조례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지켜지는 것이 좋겠다고 하는 정말 강한 호소문을 저희가 의원들에게 보냈습니다.

만일 조례가 폐지된다면 제가 서울교육감으로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재의를 요청하는 그러니까 대통령으로 치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서울시의회가 다시 재의결을 해야 하는 만일 굳이 그걸 강행한다고 하면 재의결을 해야 되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으로 저희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재의결을 하는 상황이 왔을 때는 또 그다음에 법적 대응을 하게 될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용경빈 앵커 

네 알겠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돌아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학교에서 체벌이 줄어들고 또 인권의식 이런 것들이 성장하는 장점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양한 의견 잘 수렴하셔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인권이 존중되는 학교 환경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교육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