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락 요인 혼재…"경매·상한제 물건 노려라"

김소현 2023. 12. 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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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부동산 시장 급랭…내년 집값 전망은
최근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내년 집값 전망을 놓고 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을 노리는 실수요자라면 부동산시장 조정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과 경매, 분양가 상한제 단지 등 가격 메리트가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유효하다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전경. /뉴스1


최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이 5개월 넘게 이어진 상승세를 끝내고 하락 전환하는 등 연말 부동산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총선과 금리 변수가 있는 내년 상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놓고 전문가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거래 건수가 줄고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는 데다 강남과 서초 등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적지 않다. 신규 분양가 상승과 전셋값 오름세 등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요인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 부동산시장이 조정받을 때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을 중심으로 ‘내집 마련’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고금리 여파…부정적 전망 우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1%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마지막 주 23주 만에 하락 전환한 뒤 2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도 0.01% 내려 29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 전셋값은 0.07% 올라 20주 연속 뜀박질했다.

아파트 가격 흐름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집값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1% 안팎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년 5% 이상, 장기적으로는 최대 30%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역전세(기존 전세금이 시세보다 낮은 상황) 확산, 이자 부담 가중 등에 따른 급매 증가의 영향으로 5% 이상 하락할 것”이라며 “지금의 금리가 오래 유지된다면 현재 가격의 최대 30%까지 추가 하락 압력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지표에 상승과 하락을 나타내는 요인이 혼재돼 있다. 부동산 거래는 최근 들어 급속도로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2315건을 기록했다. 9월(3376건) 대비 1000건 이상 줄었다.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분양가가 높아지는 만큼 기존 주택 가격도 자극받을 가능성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당 분양가는 10월 97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850만원)보다 14.6%(124만원)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인건비 상승과 안전관리 강화 등 각종 규제로 인해 분양가가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매, 분양가 상한제 등 저렴한 상품 주목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을 노린다면 집값 하락기를 활용해 가격 메리트가 있는 물건을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매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청약 등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에 관심을 두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신혼부부 등에게 청약 기회를 넓혀주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경매 시장에 아파트 비중이 늘고 있고, 내년 시장 침체가 지속하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매를 잘 활용해 생활 근거지에 저렴하게 낙찰받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는 282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904건)보다 48.6% 증가했다.

청약의 경우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구 등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내년으로 공급 일정이 밀린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1261가구),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2678가구) 등은 ‘청약 대어’로 꼽힌다. 올해 첫 강남3구 청약 단지인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1265가구)은 지난달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52.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 공급가가 최고가 기준으로 8억원대 후반에 책정됐다. 비슷한 시기 동대문구 이문동에 공급한 ‘이문 아이파크 자이’ 등에 비해 1억원 이상 저렴한 게 청약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지속해서 청약 요건을 넓히고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을 신설해 연 7만 가구를 배정하고, 배우자의 결혼 전 청약 및 주택 소유 여부를 청약 요건에서 삭제하는 등 신생아가 있는 가족과 신혼부부에게 청약 혜택을 더 넓혔다. 청약에서 무주택으로 취급되는 소형 주택의 기준과 적용 대상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수도권에서 공시가격 1억3000만원 이하 주택을 보유했을 경우 민영주택 일반공급 때 무주택으로 간주했으나 지난달부터 수도권에서 1억6000만원 이하로 기준을 높였다. 적용 대상은 민영아파트 일반공급에서 공공임대를 제외한 모든 주택 청약으로 바뀌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내년 1~3월 부동산 가격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심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에는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분양에도 관심을 꾸준히 갖고 가격과 입지, 단지 규모를 따져 청약 여부를 고민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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