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주년 ‘공연예술창작산실’ 28개 신작…“사회적 약자 주체적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연예술을 지원하고 우수 작품을 발굴하는 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이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28개 작품은 내년 1월부터 무대에 오른다.
강량원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극장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기자들을 만나 “올해 선정작은 역사 속에 숨겨진 다양한 인물을 재조명하는 작품이 많다”며 “사회적 약자를 피해자나 수혜자의 관점이 아니라 주체적 인물로 그렸다”고 말했다.
연극은 5편이 선정됐다. <언덕의 바리>는 평남도청에 폭탄을 던진 독립운동가 안경신, <아들에게>는 공산주의자 독립운동가 현미옥(앨리스 현)의 삶을 그렸다. <테디 대디 런>은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의 혼혈 아이인 ‘코피노’ 문제를 비판하는 청소년극이다. <이상한 나라의, 사라>는 조현병 환자 가족의 일상을, <화전>은 조선의 핍박을 피해 산속으로 숨어든 고려 유신들과 화전민의 동거를 다뤘다.
뮤지컬은 4편이 선정됐다. <여기, 피화당>은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끌려갔다 조선으로 돌아와 ‘환향녀’라 불리며 멸시받았던 여성들의 삶을 조명했다.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는 현대인의 정신질환을 간증과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냈다. <내 친구 워렌 버핏>은 어린이 만화 원작을 가족뮤지컬로, <이솝S이야기>는 이솝 우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창작했다.
이 밖에도 다양성과 독창성을 갖춘 작품들이 발굴됐다. 무용은 <애니멀> <어 다크 룸> <반가: 만인의 사유지> 등 6개 작품을, 음악은 <크로스 콘체르토 프로젝트> 등의 5개 작품, 오페라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등의 3개 작품, 전통예술은 <남성창극 살로메> 등의 5개 작품이 뽑혔다.
공연예술창작산실은 2008년 연극·뮤지컬 대상인 ‘창작팩토리’로 시작해 다양한 공연예술 장르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 사업 선정작인 뮤지컬 <호프> <레드북>에 출연했던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내년 홍보대사를 맡았다.
차지연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들이 창작산실과 연이 닿으면 좋겠다”며 “신인 배우들의 무대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쳐달라”고 말했다.
올해 선정작 28편은 내년 1월6일부터 4월14일까지 서울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충무아트홀, 종로아이들극장, 국립극장 등에서 공연한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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