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 LK-99 초전도체성 부정 근거는…"전기저항 0 아냐"

나확진 2023. 12. 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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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과 학계에서 벌어진 상온 상압 초전도체 'LK-99'에 대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내린 결론은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13일 검증위가 공개한 백서에 담긴 검증위의 판단 근거는 애초에 LK-99 연구자들이 쓴 논문에 따르더라도 이 물질이 초전도체임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국내외 다른 연구자의 재현 연구에서 초전도체 특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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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특성 안 보이면서 초전도체 주장은 말이 안 돼"
서울대 등 다수 연구소 "재현 실험서 나온 물질은 '부도체'"
한국 연구진, 상온 초전도체 개발 주장 (서울=연합뉴스)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응에 나섰다. 2023.8.2 [김현탁 박사 제공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주식시장과 학계에서 벌어진 상온 상압 초전도체 'LK-99'에 대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내린 결론은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13일 검증위가 공개한 백서에 담긴 검증위의 판단 근거는 애초에 LK-99 연구자들이 쓴 논문에 따르더라도 이 물질이 초전도체임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국내외 다른 연구자의 재현 연구에서 초전도체 특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증위는 우선 '전기저항 0' 등 초전도체의 가장 중요한 특징들이 원저자들이 공개한 논문 두 편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증위에 따르면 '초전도성'이란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고 외부 자기장에 반대되는 내부 자기장을 형성해 '완전반자성'을 나타내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특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초전도체'라 한다.

검증위는 논문 원저자들이 애초 LK-99의 전기저항이 0이 됐음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현탁 윌리엄 앤드 메리대 연구교수 등이 참여한 논문에 따르면 LK-99의 저항은 상온에서 약 10-³~ 10-⁴Ωcm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초전도체가 아닌 구리의 상온 저항값보다 큰 값이라고 설명했다.

원저자들은 전압 노이즈와 시료 순도 등을 0이 측정되지 않은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검증위는 LK-99의 저항 측정값은 일반적인 측정장비의 측정한계보다 1만배 이상 큰 값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원저자들은 또 LK-99가 섭씨 127도 근처에서 비저항 값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을 초전도체로 상전이하는 근거 중 하나로 인용했지만, 이 역시 초전도체가 아니라 부도체에서 도체로 상전이하거나 온도를 낮춤에 따라서 저항이 급격히 변하는 YbInCu4 같은 물질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검증위는 설명했다.

초전도체가 가져야 하는 완전 반자성과 관련해서도 논문에 제시된 LK-99의 값은 이를 넘으며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현상)도 보여주지 않는다고 검증위는 덧붙였다.

특히, 논문을 처음 아카이브에 올린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LK-99는 마이스너 효과는 없지는 않지만, 매우 작다. 이 초전도체는 '뜨는 애'는 아니다"라고 설명한 것과 관련해 검증위 관계자는 "그동안 초전도체는 저항이 0이고 마이스너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정의해왔는데, 그런 특성을 안 보이면서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검증위는 확실한 검증을 위해 초전도체를 만들었다고 한 퀀텀에너지연구소로부터 LK-99 시료를 제공받아 데이터를 교차 측정해 초전도성을 검증하고자 했으나, 8월 첫 요청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시료 제공을 요청했음에도 시료가 제공되지 않아 직접 검증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 연구소, 부산대 양자물질 연구실, 성균관대 전자활성에너지 연구실, 경희대 에너지소재양자물성 연구실, 서울대 첨단복합물질상태 연구단, 한양대 고압물리 연구실, 성균관대 양자물질 및 초전도 연구실, 포항공대 연구실 등 국내 8개 연구실이 원논문에 제시된 방법에 따라 진행한 재현 연구의 결과는 단결정이나 다결정과 관계없이 어떤 시료도 상온 근처에서 초전도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검증위는 전했다.

오히려 서울대, 포항공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 다수 연구팀은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재현한 시료는 전기적으로 '부도체'의 특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검증위는 이에따라 "원논문의 데이터와 국내외 재현실험연구결과를 종합해 고려해 보면, 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결론 내렸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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