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 7.8%...일반인도 심폐소생술하면 생존 확률 2배로
최근 국내에서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올라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위급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사례가 10년새 꾸준히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급성심장정지 환자가 살아날 확률은 2배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소방청과 13일 개최한 ‘제12차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에서 2022년 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장정지환자 3만여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 활동이 갑자기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를 말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119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총 3만5018명, 남자가 63.9%로 여자(36.1%)보다 많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많았으며 70세 이상의 발생이 전체의 53.9%나 됐다. 대부분(78.3%)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등 질병이 원인이었고, 추락, 운수사고 등이 뒤따랐다(20.9%). 급성심장정지를 일으킨 장소는 가정이 가장 많았고(44.7%) 구급차 안이나 요양기관, 의료기관이 뒤를 이었다.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 3만4848명 중 병원을 방문해 생존한 사람은 7.8%(2701명)로 지난해(7.3%)대비 0.5%p 늘었다. 이 중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 기능이 회복된 환자는 1774명으로 뇌기능회복률(5.1%)도 지난해(4.4%) 대비 0.7%p나 늘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질병청에 따르면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29.3%로 지난해(28.8%) 대비 0.5%p 늘었다. 2012년(6.9%), 2017년(21.0%), 2022년(29.3%) 등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생존율은 12.2%나 됐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5.9%로, 시행 시 생존율이 2.1배나 높았다.
질병청은 일반인 심폐소생술 확대를 위해 2020년 한국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 시 코로나19 등 감염 우려 상황에서의 심폐소생술 시행방법을 포함했고, 지난해 1월에는 심폐소생술 비대면 교육자료를 개발해 배포했다.
브라이언 맥널리 미국 에모리대 의대 교수는 이외에도 이번 심포지엄에서 ‘미국 심장정지 조사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정성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한국 심폐소생술 20년 성과와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또 급성심장정지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급성심장정지 관련 바이오마커 개발 소개’,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심폐소생술 교육 개선 방안’, ‘심정지 생존자의 장기 예후’에 대한 분석 보고가 이어졌다.
급성심장정지 발생 후 기적처럼 다시 살아난 생존자 모임 ‘119리본 클럽’의 김자영 씨가 건강한 일상을 되찾게 된 소감과 함께 현장 심폐소생술에 도움을 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현장 119구급대원의 발표에서는 119상황실에서의 효과적인 심폐소생술 안내 방법, 심폐소생술 관련 장비의 활용 방법, 심정지 관련 주요 사업 현황과 발전 방안 등에 대해 현장 경험을 공유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율이 약 2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급성심장정지 환자 목격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심폐소생술을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심정지 환자가 일반인 심폐소생술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신고 시 119상황실(구급상황관리센터)의 지시에 잘 따르는 게 중요하다”며 “신고자와의 영상 통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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