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9억 거물' 놓쳐서 '1482억' 이정후 오버페이?…SF 왜 '亞 야수 최고액' 베팅했나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번 주 오타니 쇼헤이(29)가 LA 다저스행을 확정하자 이정후(25)와 계약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거물을 놓친 여파일까. 샌프란시스코가 13일(한국시간) 이정후에게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액을 안겼다. 오타니가 지난 10일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09억원)로 미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지 3일 만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82억원)를 약속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이정후가 5000만~9000만 달러 선에서 계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1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정후는 계약에 4년째 시즌 뒤 옵트아웃 조항까지 포함했다. 선수로서는 100% 만족할 만한 계약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배경에 오타니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에게 7억 달러 계약을 약속했는데, 다저스가 똑같은 7억 달러 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마지막에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샌프란시스코가 지역 라이벌인 다저스에 패한 아쉬움을 이정후에게 풀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오타니를 노리던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가 LA 다저스행을 확정하자 이정후와 계약을 추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2년 동안 주요 FA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무산되거나(애런 저지) 무효화됐다(카를로스 코레아, 13년 계약에 합의했다가 메디컬 테스트 문제로 엎어졌다). 이정후는 오타니나 저지, 코레아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을 수는 없지만, KBO에서 시즌마다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한 좌타 외야수'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가 공식적으로 다저스 선수가 된 다음 날 KBO 스타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면서 처음으로 비시즌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최고 선수 가운데 하나인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뛸 기회를 찾았다. 이정후가 계약 기간 전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뛴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 포스팅 비용 1882만5000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포스팅 비용까지 더하면 1억3200만 달러 정도를 써야 한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적지 않은 포스팅비용까지 감수하면서 오타니를 잃고 이정후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게 골자다.
또 다른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 역시 샌프란시스코가 그동안 FA 시장에서 받은 상처를 이정후로 달랬다고 분석했다. 디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는 팬들과 구단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갈망하는 FA들에게 입찰할 때마다 계속해서 2위로 끝낼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이정후의 미국 에이전트)는 절망의 고통에 빠진 팀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래서 샌프란시스코가 공식적으로 오타니를 놓친 바로 다음 날 한국인 스타 외야수와 계약을 빠르게 마무리한 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또 업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것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어쨌든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적극적인 투자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의 아시아 타자 역대 최고액을 갈아치웠다. 요시다는 올 시즌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약 1181억원)에 계약했다. 요시다는 세계랭킹 1위인 일본 국가대표팀에서도 4번타자를 맡을 정도로 빼어난 타격 실력을 갖췄는데, 이정후가 그런 요시다의 몸값을 갈아치웠다.
단순히 오타니를 잃고 패닉 바이를 한 건 아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오랜 기간 관심 있게 지켜본 선수였다. 지난 10월 이정후가 키움 홈구장인 고척돔에서 빅리그 진출을 앞두고 고별전에 나섰을 때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을 현장에 파견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어쩌면 이때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인연은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 부문 사장은 이번 비시즌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우선순위 2가지는 유격수와 중견수라고 이야기했다. 두 포지션 모두 내부 옵션이 있긴 하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를 중견수로 내보내긴 했지만, 우리는 그가 우익수로 뛰었을 때 수비적으로 줄 수 있는 영향을 이야기했다"며 중견수를 보강할 뜻을 밝혔고, 적임자로 이정후가 낙점됐다.
푸틸라 단장은 한국에서 이정후를 직접 지켜본 뒤 "이정후는 한 타석에서 6~7차례 스윙을 했는데, 그가 스윙을 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좋았다. 며칠 동안 경기 전 훈련 때 이정후가 뜬공을 날리는 것을 보기도 했다. 한국 경기를 경험했는데, 에너지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고 흥분됐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추억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무엇보다 자신의 실력으로 샌프란시스코 수뇌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해 올해까지 7시즌 통산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65홈런, 69도루, 515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 국내 타자 가운데 통산 타율 역대 1위를 자랑한다. 외국인 타자까지 더하면 역대 2위인데, 1위 에릭 테임즈(0.349)는 1351타수밖에 되지 않는다. 이정후는 3000타수를 넘기고도 0.340이라는 고타율을 기록한 천재 타자다.
2022년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면서 MVP 시즌을 보냈다. 이정후가 올여름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은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는 발판이 된 한해였다. 이정후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타율 0.429, 출루율 0.500, 장타율 0.571, 5타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이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는 와중에도 미국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가 찾던 바로 그 타자'라고 표현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조금 더 젊고 역동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었다. 오랜 기간 콘택트 능력이 있는 타자가 부족했다. 지난 10년 동안 3할 타자가 단 2명밖에 없었을 정도였다. 또 수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견수를 찾고 있기도 했다. 만약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가 바라는 만큼의 실력을 갖췄다면, 다시 한번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젊은 올스타급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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