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유튜브에 나올 정도로 멋졌다" 최고 평점 호평…뮌헨 맨유 1-0 꺾고 40경기 무패 행진

김건일 기자 2023. 12. 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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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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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점 4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순 없었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바이에른 뮌헨을 반드시 이기고 같은 시간 열리는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가 비기기를 바라야 했다.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는 나란히 승점 5점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점 앞서 있었다.

하지만 다른 경기를 볼 필요도 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6강 경우의 수는 사라졌다.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6차전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서 후반 25분 킹슬리 코망에게 허용한 선제 결승골을 극복하지 못하고 0-1로 무릎을 꿇었다.

▲ ⓒ연합뉴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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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점 4점으로 조별리그를 마쳤고 그 결과 3위 팀에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 기회마저 놓쳤다. 바이에른 뮌헨이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한 가운데 코펜하겐이 갈라타사라이를 꺾으면서 조 2위로 16강에 가게 됐고 갈라타사라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점 1점 앞선 조 3위로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공교롭게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울린 선수는 이번 시즌 영입설이 돌았던 김민재다.

이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다욧 우파메카노와 함께 라스무스 호일룬 등이 선발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전반 막판엔 호일룬으로 시도한 맨유의 역습을 몸싸움으로 막아 냈으며 후반 6분엔 호일룬에게 향하는 크로스를 태클로 걷어내기도 했다.

▲ ⓒ연합뉴스/로이터
▲ ⓒ연합뉴스/로이터

축구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태클 성공 1회(1시도), 클리어링 2회, 헤더 클리어 1회, 가로채기 1회, 수비적 행동 5회, 리커버리 5회 등을 기록했다. 팀 내 1위인 패스 성공률은 이날 경기에서도 정확했다. 전체 88회 패스 중 83회가 성공으로 이어졌고 성공률은 무려 94%에 이른다. 롱 패스도 4개를 시도해 2개 성공했다.

영국 매체 90MIN은 김민재에게 평점 10점 만점 중 8점을 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여름에 김민재를 영입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멋진 활약이었다"고 호평했다.

이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다욧 우파메카노와 함께 라스무스 호일룬 등이 선발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7200만 파운드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호일룬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에게 막혀 슈팅을 하나도 시도하지 못했다. 90분 동안 터치는 20회에 불과하며 패스 또한 9회가 전부. 90MIN은 호일룬에 대해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두 명의 공격적인 모습을 감당하지 못했고 경기 내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또 다른 공격수 안토니에 대해서도 김민재에 대한 멘트가 담겼다. 안토니에게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 5점을 매기며 "김민재는 유튜브에 나올 정도로 멋졌지만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필요로 하는 마법을 주지 못하고 보이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90MIN이 지적한 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김민재의 소속팀이 될 뻔했던 팀이다. 김민재가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활약했을 당시 에릭 텐하흐 감독이 김민재 영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장 이적이 유력한 팀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나폴리와 이적료 협상을 하는 사이 바이에른 뮌헨이 바이아웃을 지불하기로 결정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김민재를 품게 됐다.

▲ 에릭 텐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공교롭게도 김민재를 놓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센터백 보강에 실패하며 이번 시즌 수비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성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랴부랴 조니 에반스를 불러왔지만 에반스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부상으로 빠져 있다. 라파엘 바란, 마르티네스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는 바람에 방출 대상이었던 해리 매과이어가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는 반전을 보였지만 고점을 꾸준히 유지하기란 어려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최하위로 탈락하는 건 지난 2005-06시즌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D조에서 1승 3무 2패, 승점 6점으로 비야레알(스페인) 벤피카(포르투갈) 릴(프랑스)에 밀려 최하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는 수모를 치렀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만 15실점을 허용했는데 이는 역대 프리미어리그 팀 들 중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다 실점에 해당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이에른 뮌헨에 5실점, 갈라타사라이에 6실점, 코펜하겐엔 4실점을 내줬다.

▲ 해리 매과이어가 11월의 주인공이 됐다.

영국 BBC 라디오에서 경기를 중계한 크리스 서튼은 "맨유의 탈락이 놀랍느냐"라고 물은 뒤 "난 그렇지 않다.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를 지배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들도 같은 생각. 리오 퍼디난드는 "정말 실망스럽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이라고 많은 예상이 따랐다. 원정 3경기에서 3골을 넣고도 승점을 따지 못한 건 범죄"라고 혹평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출신 폴 스콜스도 "바이에른 뮌헨은 두 세 골을 더 넣을 수도 있었다. 그들이 원했다면, 충분히 가능했다"라고 쓴소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에릭 텐하흐 감독은 "우리 경기력은 좋았지만, 개인 별로 몇 차례 실수가 나왔다. 부족했지만, 오늘 경기력은 아주 좋았다. 우리는 패배할 만하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벤치 뎁스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전력이 좋은 팀을 상대한 선수들에게 큰 찬사를 보내고 싶다"며 "우리는 벤치로부터 에너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최전방에서의 선택지는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또 "우린 빌드업으로 매우 좋은 기회를 얻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골대 바로 위로 슛을 날렸다. 순간이 있었지만 받아들이지 못했다. 우리 팀을 바라보며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경기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더 잘했어야 한다. 우린 승점이 부족하고 그룹으로서 감독으로서도 실망스럽다"고 돌아봤다.

▲ 에릭 텐하흐

영국 디애슬래틱은 "시즌 후반기에 유럽 대항전에서 경쟁하지 않은 것은 클럽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날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울린 것은 패배뿐만이 아니다. 수비수 매과이어와 루크 쇼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가 끝나고 공식 채널을 통해 두 선수가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텐하흐 감독은 "두 선수의 몸 상태에 대해 지금은 말할 수 없다.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 뒤에 정확한 진단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경기가 오는 18일 리버풀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주전 수비수 두 명의 부상은 더욱 치명적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승리로 챔피언스리그 무패 기록을 40경기로 늘렸다. 조별리그는 5승 1무로 마쳤다.

▲ 토마스 투헬 감독이 25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쾰른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2라운드 FC쾰른 원정길에서 교체를 하지 않은 것에 사과했다

감독 평가에도 차이가 크다. 90MIN은 투헬 감독에게 6점을 준 반면 텐하흐 감독에겐 4점을 내렸다. 투헬 감독에 대해선 "이미 조 1위를 차지했는데에도 전력을 다했다. 선수들은 경기력이 꽤 느렸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기 위해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평가했고 텐하흐 감독에겐 "경기에 불참한 사람들(관중)이 많다는 것은 텐하흐 감독이 본머스 굴욕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꽤 한심한 경기력을 펼쳤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다른 감독에게 항상 동정을 느끼지만 우리는 매 경기 승리하려고 한다. 이건 높은 수준을 갖고 있는 스포츠 목표이지만 동정심도 느낀다. 텐하흐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 부상으로 빠진 핵심 선수가 많았고 벤치에서 경기를 바꿀 자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은 시기이지만 그가 다음에 어떻게 할지 잘 알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내 조언이나 동정은 필요 없을 것이다. 텐하흐 감독은 경험이 충분히 많다"고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조별리그에서 최하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지 못했는지 묻는 말엔 "그렇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빅클럽이다. 예상한 바가 아니다. 다들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조 1위와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것을 예상한다. 우리는 어려운 조였다"고 답했다.

▲ 김민재와 해리 케인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해리 케인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고 (이길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침착했고 빠른 전환으로 그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이미 상위권에 있었지만 우리에겐 좋은 동기가 있었다. 오늘 승리를 거두게 되어 기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온 이후 바이에른 뮌헨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 이곳은 나에게 잘 어울린다. 주말 결과 이후 이곳에서 큰 동기를 얻었다.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더 많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린 이번 대회에서 더 멀리 갈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것이 바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진출하고 우승하려는 야망이다. 힘든 테스트가 되겠지만 우린 계속 발전해야 한다.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또 다른 수준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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