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 키엘리니, 현역 은퇴 선언..."아름다운 여정이었다"
[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전설 조르조 키엘리니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로스 앤젤레스 FC(LAFC)는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LAFC의 수비수 키엘리니가 22년간의 놀라운 선수 경력을 마치고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축구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수비수 중 한 명으로 남았으며, 27개의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라고 전했다.
LAFC의 구단주이자 단장인 존 소링턴은 “먼저 우리는 키엘리니의 전설적인 경력을 축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소링턴은 이어 “우리는 키엘리니가 마지막 18개월을 LAFC에서 보내기로 결정한 것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소링턴 단장은 키엘리니에 대해 “키엘리니는 당대 최고의 수비수이자 훌륭한 사람이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가 그에게 걸었던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그의 리더십과 프로 정신, 인성은 LAFC의 유산으로 오래 남을 것이고 우리는 키엘리니와의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언급했다.
키엘리니는 SNS를 통해 은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신은 내 삶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렬한 여정이었다. 당신은 내 모든 것이었다. 난 당신과 함께 독특하고 잊을 수 없는 길을 걸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장을 시작하고 새 도전을 직면하고 더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삶의 페이지를 쓸 때다”라고 게재했다.
지금은 4부리그인 세리에 D에 있는 AS 리보르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키엘리니는 2004년 7월 세리에 A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다. 피오렌티나와 한 시즌을 함께했던 그는 2004/05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42경기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키엘리니는 2005년 여름 다시 팀을 옮겼다. 그의 행선지는 이탈리아 세리에 A 명문 구단 유벤투스였다. 이전까지 풀백으로 활약했던 키엘리니는 유벤투스에서 본격적으로 센터백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키엘리니는 2007/08시즌부터 중앙 수비수로 전향했다. 이는 대성공이었다. 키엘리니는 유벤투스의 주축 수비수로 자리잡으며 2010년대 유벤투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키엘리니는 안토니오 콘테 시절 레오나르도 보누치, 안드레아 바르찰리와 함께 스리백을 형성하며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키엘리니는 2005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유벤투스의 수비를 책임졌다. 키엘리니는 17년 동안 유벤투스에서 모든 대회 통틀어 561경기 36골 26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705경기), 잔루이지 부폰(685경기)에 이어 유벤투스 최다 출전 3위에 올라 있다.
우승 경력도 화려하다. 키엘리니는 유벤투스에서 2011/12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세리에 A 9연패를 이뤄냈다. 코파 이탈리아도 5차례 제패했고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우승 트로피도 5번 들어올렸다. 키엘리니는 유벤투스에서 20개에 가까운 우승을 거머쥐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키엘리니는 유벤투스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2번 경험했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4/15시즌 유벤투스는 FC 바르셀로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키엘리니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2016/17시즌 유벤투스는 다시 한 번 결승을 밟았다. 이번 상대는 바르셀로나의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였다. 이 경기에서 키엘리니는 선발 출전했지만 유벤투스는 레알 마드리드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키엘리니는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키엘리니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파울로 말디니, 알레산드로 네스타, 파비오 칸나바로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 수비의 기둥이 됐다. 2004년 이탈리아 대표팀에 데뷔했던 키엘리니는 18년 동안 117경기를 소화하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그는 다니엘레 데 로시와 함께 이탈리아 대표팀 최다 출장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키엘리니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때 처음으로 월드컵을 경험했다. 당시 이탈리아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키엘리니의 첫 월드컵은 아쉽게 끝났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도 출전했지만 이탈리아는 또 다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때 키엘리니는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어깨를 물린 바 있다.
키엘리니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유로 2008, 유로 2012, 유로 2016 세 대회 연속으로 출전했다. 유로 2008과 유로 2016에서는 8강까지 올랐다. 유로 2012에서는 스페인에 밀려 우승에 실패했다.
키엘리니는 유로 2020에서 국가대표팀 첫 우승을 차지했다.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토너먼트에 올랐던 이탈리아는 16강에서 오스트리아, 8강에서 벨기에를 연달아 격파했다. 4강에서는 스페인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는 잉글랜드를 만나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2로 승리했다.
키엘리니는 2021/22시즌을 끝으로 17년 동안 몸담았던 유벤투스와 작별했다. 그의 차기 행선지는 미국이다. 그는 지난해 7월 미국 MLS LAFC로 이적했다. 키엘리니는 유럽 대신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지막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키엘리니는 LAFC에서도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2022시즌 LAFC에서 MLS컵과 서포터즈컵 우승을 차지했다. 2023시즌에도 MLS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올랐지만 최종 관문에서 콜럼버스 크루전에서 1-2로 패하며 2연패에 실패했다.
이 경기 후 키엘리니는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불행하게도 나는 두 팀 중 하나는 질 수밖에 없다고 어제도 말했는데 그게 내가 됐다. 나는 매우 집중했었다. 이제 난 내 가족들과 시간을 즐기고 이탈리아로 돌아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나는 결정을 내린 후 바꾸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키엘리니의 은퇴가 발표됐다. 축구화를 벗은 키엘리니는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그가 지도자의 길을 택할지 혹은 행정가가 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키엘리니의 다음 행보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LAFC 공식 홈페이지/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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