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 정적' 나발니 행불 거론한 美에 "내정간섭 용납 못해"

김성식 기자 2023. 12. 1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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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최근 행방 불명된 데 대해 미국이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자 크렘린궁은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AFP·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발니의 행방을 두고 미 국무부가 우려의 뜻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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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브리핑…"유죄판결 받아 복역중인 사람"
푸틴 비밀궁전 폭로한 야권 정치인…대선 출마선언 직전 연락두절
2020년 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야당 정치인의 살해 5주기 기념식 및 헌법 개정 반대 집회에 참석한 모습. 2020.02.2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최근 행방 불명된 데 대해 미국이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자 크렘린궁은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AFP·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발니의 행방을 두고 미 국무부가 우려의 뜻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변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마 외교부에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수감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며 "미국을 포함한 그 누구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으며 (간섭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러시아에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이자 반(反)정권 평론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분류된다. 2021년 1월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 총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들여 초호화 비밀궁전을 지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이로 인해 사기·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도합 징역 19년을 선고받아 모스크바 외곽의 제2교도소(IK-6)에 수감됐다가 지난 5일부로 측근들과 연락이 두절되며 행방이 묘연해졌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다섯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이틀 전 나발니가 행방불명되자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입막음을 위해 다른 교도소로 이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나발니는 수감된 이후에도 측근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전쟁반대 캠페인을 벌여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나발니의 안전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나발니의 안위에 깊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그가 지난해부터 수감됐던 교도소에서 최근 풀려났으며 현재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야당 정치인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러시아 정부에 있음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정치적 목적으로 구금된 나발니를 지금 당장 조건 없이 석방해야 한다"면서 "러시아 정치 지도부는 수감된 그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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