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팬데믹 막을 수 있을까…바이러스 제거 효과 높인 코팅 필름 나왔다

조소혜·이승은 KIST 연구원 연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개발한 항바이러스 코팅 필름. 항바이러스 금속 입자를 표면에 배치해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크게 높였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 항바이러스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엘리베이터 버튼, 대중교통 손잡이처럼 많은 사람의 손이 스치는 곳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크게 높여 감염병 예방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소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이승은 연구동물자원센터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13일 항바이러스 효과를 높이고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나노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항바이러스 코팅 필름은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는 금속 입자를 고분자와 함께 섞어 만들었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금속 입자의 대부분은 필름 내부에 갇히고 일부분만 표면에 드러난다. 이 때문에 실제 항바이러스 효과는 크지 않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KIST 연구진은 금속 입자를 필름 표면에 코팅하는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필름에 실리카 코팅층을 만들고 은 나노입자를 덧씌우는 방식이다. 은 나노입자는 바이러스 표면을 감싼 단백질과 결합해 파괴하고 감염을 어렵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개발한 항바이러스 필름은 은 나노입자 대부분이 표면에 있는 만큼 적은 양으로도 효과적인 바이러스 제거 효능을 보였다. 연구진은 항바이러스 필름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19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와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진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해 실험했다.

실험 결과, 기존 필름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뿐 아니라 대장균을 이용한 항균 실험에서도 24시간 내 대부분 제거되며 큰 효과를 보였다. 투명하게만 만들 수 있던 기존 기술과 달리 코팅층의 두께를 바꿔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조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코팅 기술은 ㎡당 1g 미만의 적은 양의 코팅으로도 기존 제품보다 높은 항바이러스, 항균 효과를 보였다”며 “의료소재, 가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돼 미생물 관리와 감염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에 지난달 9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DOI: https://doi.org/10.1021/acsami.3c12622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