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수혈로 전열 가다듬는 게임업계… “보릿고개 넘는다”

변지희 기자 2023. 12. 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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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
넥슨, 전문성 살린 공동대표 체제로
컴투스, 증권사 출신 잇따라 영입
박병무 엔씨소프트 신임 공동대표./엔씨소프트 제공

게임업계가 인재 영입과 임원인사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코로나 특수를 벗어나며 세계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가운데, 조직 재정비로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내부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7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투자 전문가로 통하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가 내년 엔씨소프트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김택진 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공식 선임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 3부작(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10월부터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조직개편 및 비용구조 절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쇄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박 대표가 엔씨소프트의 돌파구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961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 대일고,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1985년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했다. 김택진 대표와는 고교 및 대학 동문이다. 1989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법조계 생활을 시작해 인수합병(M&A)와 기업 분쟁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 같은 경력을 살려 2000년대 들어서는 경영인으로 변신, 로커스홀딩스 대표를 맡아 싸이더스를 인수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엔씨소프트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부터다.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려 2013년까지 재직했고,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올해까지 10년 가까이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전문가인 박 후보자를 공동대표로 선임하는 만큼 엔씨소프트가 앞으로 외부 투자를 확대하는 등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슨도 최근 넥슨 일본법인에 이어 넥슨코리아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일본법인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넥슨코리아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승진 내정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미래 대비와 안정을 동시에 노렸다는 평가다. 넥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9952억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3조394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주력 사업인 게임 및 미래 기술 개발에 힘쓰고 대외 소통을 통해 안정까지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넥슨코리아의 두 신임 대표는 넥슨 일본법인를 이끌 이정헌 대표와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인물이다.

이정헌 넥슨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넥슨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컴투스는 올 하반기 들어 증권사 출신을 잇따라 영입했다. 신영증권 출신으로 카카오게임즈·카카오벤처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남재관 부사장을 경영전략부문장으로 선임했다. 남 부문장은 컴투스에서 경영 기획과 인사·재무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며 신산업 투자 전략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동희 상무를 IR실장으로 영입했다. 김 상무는 2005년부터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및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 투자본부 상무 등을 역임했다. 국내 유수의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는 평가다.

라인게임즈는 김태환 전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윤주현 전 넥슨코리아 플랫폼 디렉터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2018년까지 넥슨에서 최고사업개발책임자와 부사장 등을 역임한 사업개발 및 전략 전문가다. 박성민 라인게임즈 대표와 함께 비즈니스 전략 전반을 책임진다. 윤 신임 CTO는 회사와 개인의 기술력이 동반 성장하도록 하고, 라이브 프로젝트와 신규 개발 조직이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우 전문 영역이 있는 공동대표 체제를 선택했는데, 이들이 자신의 색깔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게임업계에서 외부 인재 영입과 조직 재정비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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