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그대로인데 용량 최대 20% 줄어… 꼼수인상 ‘슈링크플레이션’ 37건 확인

■ 소비자원, 272개 제품 조사
핫도그·견과류·김·치즈 등
9개 품목 용량 축소 드러나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가공식품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을 ‘꼼수’ 인상하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 209개, 정부가 지난달 설치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접수된 53개 상품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언급된 10개 상품에 대한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종 제품,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비엔나(2개 묶음), 서울우유의 체다치즈 20매와 15매 상품 등의 용량이 적게는 7.7%에서 많게는 12.5%까지 줄었다.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7종 상품과 가정배달용 제품인 연세대 전용목장 우유 2종 상품의 용량이 10.0∼17.9% 줄었다.

언론보도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제품 중에선 용량을 줄인 제품이 9개였다. 동원F&B의 양반 들기름김·참기름김, 해태 고향만두,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베큐바,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이다. 그중 풀무원 핫도그는 별다른 고지와 가격 인하 없이 용량을 20.0% 줄였다고 소비자원 측은 전했다.

소비자원은 다만 일부 제조사가 용량 변경은 인정하면서도 포장재나 레시피가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백설 그릴비엔나(2개 묶음)를 640ｇ에서 560ｇ으로 줄이면서 가격도 9480원에서 8890원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10ｇ당 가격은 약 8% 인상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가격도 인하했다”고 말했다.

김만용·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