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새 문닫은 시외버스터미널 31곳… 지역소멸 가속화

이성현 기자 2023. 12. 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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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을 연결하며 중장거리 교통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시외버스 승객이 급감하면서 매표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인 버스터미널도 직격탄을 맞아 폐업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 추세 속에 지역거점시설인 시외버스터미널 폐업은 지역 소멸의 대표 척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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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줄며 매표수수료 급감
코로나 끝나도 경영악화 지속
송탄터미널 이달말 폐업 예정
인구소멸 위험 152곳도 위기
전문가“정부서 관리·보조를”

춘천=이성현·평택=김현수 기자

전국 방방곡곡을 연결하며 중장거리 교통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시외버스 승객이 급감하면서 매표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인 버스터미널도 직격탄을 맞아 폐업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 추세 속에 지역거점시설인 시외버스터미널 폐업은 지역 소멸의 대표 척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3일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시외버스터미널 수는 2018년 326곳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 295곳으로 31곳이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추가 폐업을 예고하거나 희망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 경기 평택시 지산동에 자리 잡은 송탄시외버스터미널은 경영 악화로 이달 말 문을 닫는다. 강원 평창군 평창버스터미널도 폐업을 희망하는 등 전국에서 15개 업체가 추가 폐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종원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외버스터미널 폐업이 잇따르는 것은 지역 소멸의 한 척도로 이해할 수 있다”며 “교통망이 열악한 지방에서 시외버스터미널마저 사라지면 정부가 지역 소멸 대책으로 추진하는 생활인구 유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외버스터미널 폐쇄가 잇따르는 이유는 전반적인 버스 수요 감소 추세 속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이용객이 급감해 주요 수입원인 매표 수수료와 상가 임대료가 줄어 경영 악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외버스 이용객은 2013년 2억340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년 1억9869만 명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9241만 명으로 반 토막 난 뒤 2022년 9678만 명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1억 명을 밑돌았다. 전국 시외버스 보유 대수도 2013년 7638대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5202대로 31.89% 감소했다.

경영 악화로 최근 폐쇄한 터미널 중에는 지방은 물론 경기 성남종합버스터미널과 서울 상봉터미널 등 수도권 지역도 포함돼 있어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국 군(郡) 지역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157곳 중 인구 소멸 고위험지역 90곳(57.32%), 인구 소멸 위험진입지역 62곳(39.49%) 등 152곳이 소멸 위험지역에 있어 추가 폐쇄 확산이 우려된다. 이철기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인구가 적은 곳에서는 버스터미널이 주요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터미널이 없어지면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대중교통은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면이 있는데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해서 보조를 해주고 폐업을 막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서도 지역거점시설인 시외버스터미널 폐쇄를 막기 위해 혈세를 지원하는 곳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전국 시군 중 경영 악화 시외버스터미널에 재정 지원을 한 곳은 2021년 40곳에서 2022년 47곳으로 늘었다. 시외버스 회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김순경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는 “2015년 이후 전국 시외버스 3대 중 1대가 사라졌고 이는 운행 횟수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라며 “그나마 있는 시외버스도 가동률이 80%대에 그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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