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1484억원' 이정후, 친정 키움에 큰 선물…최대 247억원

이정후 품은 샌프란시스코, 키움에 포스팅 비용 지불해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8회말 공격 2사 주자 1루서 이정후가 안타를 때린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07.1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에 큰 선물을 안기고 메이저리그(MLB)로 떠난다.

이정후가 초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키움은 이적료로 최대 1882만5000달러(약 247억원)를 챙길 수 있게 됐다.

MLB닷컴과 디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는 4년 후 옵트아웃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옵트아웃을 선언할 경우 남은 계약을 포기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예상을 웃도는 계약 규모다. 현지 언론들은 이정후가 4~5년에 총액 6000만달러(약 788억원) 수준의 계약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뜨거운 영입전이 벌어지면서 총액 1억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직행한 선수 중에서 최대 규모다. 2012년 12월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할 때 세운 종전 최대 규모인 6년 36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인 빅리거 FA 계약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정후는 역대 총액 2위다.

역대 총액 1위는 추신수(현 SSG)가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할 때 기록한 7년 1억3000만달러다.

대형 계약에 성공하면서 이정후는 친정팀 키움에도 큰 선물을 안길 수 있게 됐다.

아직 계약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6년 1억1300만달러가 보장 금액이라고 봤을 때 샌프란시스코는 키움에 포스팅 비용으로 1882만5000달러를 지급해야한다.

현행 한·미프로야구 협정에 따르면 MLB 구단이 선수에게 제시한 보장 계약 금액에 따라 원 소속팀에 이적료를 준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면 이 중 20%를 전 소속구단에 지급한다. 2500만~5000만 달러 사이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이상 금액에 대한 17.5%를 더해 주게 된다.

전체 보장 금액이 5000만 달러를 초과하면 2500만 달러의 20%, 2500만~5000만 달러의 17.5%,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모두 더해 전 구단에 낸다.

보장 금액 외에 이정후에게 주어지는 보너스가 있을 경우 이 금액의 15%가 이적료에 추가된다.

만약 이정후가 4년 후 옵트아웃을 선언하면 보장액이 줄어들어 키움이 챙기는 금액은 1300만달러(약 171억원) 정도로 적어질 수 있다.

다만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직행한 선수의 역대 최고 이적료에는 못 미친다.

2017년까지는 가장 많은 포스팅 금액을 적어낸 구단이 단독 협상권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류현진이 2012년 12월 LA 다저스와 계약할 당시 다저스는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이적료를 적어냈고, 이는 역대 최고 이적료로 남아있다.

키움에서 뛰다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것은 이정후가 강정호, 박병호(현 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이전에도 키움은 적잖은 이적료를 챙겼다.

2014년 말 주전 유격수로 뛰던 강정호가 MLB 진출을 선언했고, 피츠버그는 500만2015달러를 적어내 단독 협상권을 가져갔다. 강정호는 4+1년 총액 165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박병호는 2015년 말 1285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적어낸 미네소타 트윈스와 협상을 벌여 4년, 총 보장액 1200만달러에 사인했다.

2020시즌 뒤 MLB에 진출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200만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보장 계약 규모는 4년, 2800만달러였고, 샌디에이고는 키움에 552만5000달러(약 72억원)를 지급했다.

이정후 계약 보도가 나온 뒤 고형욱 키움 단장은 "1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했다는 것은 이정후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정후가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며 "MLB에 가서도 건강하게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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