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1억1300만달러 잭팟…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간다

美매체 보도, 구단 발표는 아직

포스팅 시스템 역대 최고 계약

원소속 키움도 거액 보상금 받아

이정후가 지난 10월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과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후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와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는 미국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MLB로 건너간 선수 중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계약이다.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가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MLB 계약 관련 대표 소식통인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 등은 “계약 규모는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5억원)다. 계약서에 4년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이 포함됐다”며 이정후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이정후 측은 아직 상호간 계약에 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내 보도를 종합하면,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MLB로 건너간 선수 중 역대 최고 계약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2년 말 한화이글스에서 뛰던 류현진이 LA다저스와 계약하면서 6년 3600만달러(약 470억원)를 받은 게 최고 금액이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계약 중에서도 2013년 말 추신수가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1700억원) 규모로 계약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를 통해 KBO리그에 데뷔해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트윈스 코치의 대를 이은 ‘2세 야구 스타’로 인기를 모았다. 통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등을 기록했고, 지난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던 그는 국내 간판타자로 꾸준히 활약해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선언했던 이정후는 지난 7월 발목 부상을 겪어 잠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MLB 복수 구단들이 이정후를 향해 꾸준하게 관심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이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0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찾아 이정후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의 행보가 눈길을 모았다.

올 시즌 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그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던 샌프란시스코는 오프 시즌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그중에서도 확실한 주전급 중견수가 필요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일찌감치 이정후를 적극 구애했고, 1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이번 계약이 실제로 성사되면, 이정후는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 김광현, 김하성에 이어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빅리그 무대를 밟은 6번째 선수가 된다. 특히 이정후는 원소속팀 키움에 적지 않은 돈을 선물로 안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선수를 영입하면 MLB 구단은 원 소속팀에 이적료를 지급한다. 계약 총액에 따라 보상금 규모가 결정되는데, 규정에 따라 키움은 샌프란시스코로부터 1882만5000달러(약 247억원)라는 거액의 보상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