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재정 여건 어려워”…지역화폐 포인트 적립으로 혜택 전환
내년부터 제주의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을 사용할 때 제공되는 혜택이 ‘현장 할인’에서 ‘포인트 적립 방식’으로 변경된다.
제주도는 연 매출액 10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할 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기존 현장 할인 방식에서 포인트 적립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13일 밝혔다. 포인트 적립 방식은 시스템 변경이 완료되는 내년 1월4~5일쯤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포인트 적립 규모는 연 매출액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는 결제액의 5%,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가맹점에서는 결제액의 3%다. 매출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가맹점에서는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는다.
적립 포인트는 연 매출액 3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제주도 집계 결과 지난 8월 기준 연매출액 10억원 이하 가맹점은 3만6000여개이며, 이중 3억원 이하는 2만8000여개다.
제주도는 내년 재정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불가피하게 탐나는전의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가맹점에서 탐나는전으로 결제하면 5~10%를 즉석에서 깎아주는 ‘현장 할인’을 실시했다. 이는 제주도만의 특수시책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가 투입한 금액은 200억원이다. 반면 내년에 확보한 예산은 90억원이다.
인센티브 방식이 바뀌면서 제주도민이나 관광객이 탐나는전을 사용할 때 체감하는 할인 혜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주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은 고향사랑기부금을 제주도에 납부하는 이들이 선호하는 기념품으로, 관광객의 사용량도 많은 편이다.
이와 별개로 제주도는 탐나는전을 7%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간을 올 연말까지 연장하고, 개인구매 한도도 월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탐나는전을 월 100만원 구매하면 최대 7만원의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내년에도 할인된 금액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할지 여부는 현재 국회에서 협의 중인 정부 예산에 따라 달라진다. 할인 발행은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투입된다.
제주도 또 탐나는전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이용자를 대상으로 경품 제공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달 중순부터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를 기원하는 한정판 캐릭터 카드도 발행할 예정이다.
최명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연말 탐나는전 7% 할인혜택을 놓치지 말고 누리기를 바란다”면서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지역화폐를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던 중 포인트 적립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은 지난 4월 누적 발행액 1조원을 돌파했다. 11월30일 기준 1조 2635억 원이 발행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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