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폭염에도 전기·수도 사용량 줄여 12억원 아낀 아파트 단지들…비법은?
재활용품 수거함 늘리고…전기차 충전소 적극 설치
전기 검침일 바꿔 누진제 적용 피해 요금 절약도
폭염과 열대야가 가장 길었던 올여름에도 서울 시내 26개 아파트 단지가 전력·수도를 아껴 약 12억원을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8월 전력·수도 절감, 쓰레기 감축, 에너지 효율화, 전기차충전소 확대 등의 실적을 바탕으로 ‘친환경 실천 우수아파트’로 선정된 26개 단지가 이날 상을 받는다. 올해 12회째인 ‘친환경실천 우수아파트 선발대회’는 대상에게 상금 1000만원이 수여 된다.
선정된 우수 단지에서 절약한 전기는 총 4662㎽h, 수돗물은 11만9823㎥에 달한다. 소나무 1만7148그루를 심은 효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2억원 규모다. 전기 요금은 약 10억6000만원, 수도 요금은 약 1억4000만원 절감했다.
특히 올여름은 기온이 33도를 넘긴 폭염일이 13.9일로 평년(10.7일)보다 길었고, 열대야도 8.1일로 평년(6.4일)보다 잦았다. 그런데도 전기사용량을 줄여 대회에 입상한 단지들은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복도·가로등·지하주차장 등의 조명에 동작감지 센서를 달거나 타이머를 설치한 것이다. 재활용품은 환경부 규정에 맞게 11가지로 나누어 배출하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충전소도 적극적으로 설치했다.
대상을 수상한 아파트를 보면 노원구 월계주공2단지(2002가구)는 320㎾급 태양광을 옥상에 설치해 공용시설 전력으로 사용 중이다. 재활용품 수거함을 동마다 운영해 접근성을 높였다. 양천구 세양청마루는 주민 49.7%가 에너지를 절약한 만큼 적립금을 쌓는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하고, 지하주차장·복도 조명은 고효율 LED로 모두 교체해 전력을 6.5% 줄였다.
최우수상을 받은 강남신동아파밀리에1단지는 매달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단지 전력 사용량과 옥상 태양광 발전량 점검한다. 우수상을 받은 신내역 힐데스하임는 태양광 에너지 시설과 지열 히트펌프를 설치해 녹색건축인증을 받았고, 주민들이 힘을 모아 전기 사용량은 전년 대비 7.1% 절감했다. 빗물은 모아 텃밭에 재활용 중이다.
전기 검침일이 15일에서 말일로 바꿔 누진제 적용을 피하는 방식으로 연간 3000만원의 요금을 절약한 단지도 있다. 특정한 날을 정해 1시간 동안 전기 사용량을 전주 대비 10% 이상 줄인 가구에 1000원의 혜택을 주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에너지 절감에 나선 곳도 있다.
김재웅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주민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성과를 이뤘다”며 “서울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도시인 만큼 이번에 우수 사례를 발굴해 에너지 절약 문화를 확산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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