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느낌이 안 나는데…사라진 캐럴, 이것 때문?

길거리 캐럴 소리 사라져
낮시간 매장 외부스피커 소음 65㏈ 제한
휴대폰 벨 소리 70㏈, 사실상 음악 못 틀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12월25일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왜 좀처럼 분위기가 나지 않는 걸까?

요즘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기후변화’로 올해 겨울이 유독 포근한 탓도 있지만, 길거리 곳곳에서 울려 퍼지던 캐럴이 들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대다수의 카페‧상가에서는 11월말부터 ‘외부스피커’를 통해 캐럴을 틀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장 안에서만 캐럴을 트는 추세다.

그렇다면 음악소리가 가게매장 안으로 ‘쏙’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시민들은 ‘저작권’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실제로 ‘공연보상금’이라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길거리나 매장 등 공개된 장소에서 음악을 틀 경우 저작권자에게 공연료 성격의 비용을 납부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만 징수 대상이었지만, 2018년 8월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으로 카페‧헬스클럽‧호프집 등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이 제도 때문에 길거리 캐럴이 사라졌다는 건 ‘오해’다. 면적 50㎡ 미만의 소규모 매장은 저작권료 납부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50~100㎡ 매장은 2000원부터, 1000㎡ 이상 매장도 월 1만원만 내면 자유롭게 음악을 틀 수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캐럴 실종의 원인을 ‘생활소음 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르면 매장 외부스피커의 소음이 낮 시간대 65㏈, 야간 60㏈을 초과하면 200만원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일상적인 대화소리가 60㏈, 휴대전화 벨 소리는 70㏈ 정도”라며 “사실상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리게끔 음악을 틀기 어렵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매장 문을 열어 길거리에 음악소리가 들리도록 하는 것도 ‘에너지 규제’로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소형매장의 저작권료 납부의무 제외에 따라 대부분의 영업장에서는 추가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소음규제와 정부에너지 정책 등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실내 캐럴 음악을 적극 사용해, 어려운 시기에 음악으로나마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