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乙과 기술·장비 '반도체 동맹'…공급망 위기 넘을 안전판

김민성 기자 2023. 12.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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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이 차세대 메모리 노광장비 개발을 위한 EUV(극자외선) 공동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취약한 반도체 장비·소재 분야를 전략적 연대를 통해 보완한다는 의미가 있다.

경제 안보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공급망 위기 발생 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손잡고 우리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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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활용 기술 조기 확보 가능…TSMC 추격 발판 마련
취약했던 반도체 장비 분야 보완…"공급망 생태계 강화 계기"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Willem Alexander) 네덜란드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윤 대통령, 알렉산더르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회장.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2.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이 차세대 메모리 노광장비 개발을 위한 EUV(극자외선) 공동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취약한 반도체 장비·소재 분야를 전략적 연대를 통해 보완한다는 의미가 있다.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이른바 '반도체 동맹'이 구체화되면서 공급망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 본사에서 진행된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 협약식'에서 삼성전자(005930)와 ASML은 'EUV 공동 연구소 설립'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중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EUV 1대당 가격이 약 2000억원에 달하지만, 연간 50대만 생산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7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려면 EUV 장비를 필수로 사용해야 한다.

ASML이 반도체 고객사와 해외에 R&D 센터를 공동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필요한 최신 EUV 활용 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어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정인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기술 우위를 차지할 경우 660조원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할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통해 '반도체 협력'이 '반도체 동맹'으로 한단계 격상됐다는 점도 업계에선 환영하는 부분이다.

경제 안보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공급망 위기 발생 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손잡고 우리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협약이 단순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만 도움이 된 것은 아니다. ASML로선 메모리 반도체 1위인 한국과 손잡으면 EUV 노광기술 고도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ASML도 우리 기업들과 오랜 기간에 걸친 신뢰관계를 통해 이 같은 전략적 동맹을 택한 것"이라며 "상호보완적 구조인 한국과 네덜란드의 공급망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Willem Alexander) 네덜란드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본사를 찾아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2.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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