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용적률, 높이 인센티브"…오세훈표 공간 혁신 본격화
용적률 1.2배까지 완화, 높이 제한 없애도록 개정
고려대, 연세대 부족한 공간 확보 위해 10층 변경
용적률 한계 홍익대도 혁신성장구역 도입해 설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 시내 대학들이 창업·기술혁신 거점 및 첨단시설 확보를 위해 건물 신·증축, 혁신캠퍼스 설계 등 본격적인 공간혁신에 나선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필요한 경우 용적률과 높이를 완화할 수 있는 ‘대학 공간혁신 방안’을 적용한 결과다.
서울시는 13일 오후 2시 홍익대 잔다리홀에서 ‘대학에 혁신을 더하다, 서울의 미래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대학의 공간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발표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성태 서울총장포럼 회장(상명대 총장)을 비롯해 8개교 대학(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세종대·이화여대·연세대·중앙대·홍익대) 총장 등 80여 명이 참석한다.
대학 용적률 1.2배까지 완화, 높이 제한도 없애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오세훈 시장이 공간 확보가 어려웠던 대학들을 위한 ‘도시계획 지원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서울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지난 7월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서울시내 대학은 주변으로 확장도 어렵고 약 26%(54개 대학 중 14개교가 용적률 80% 이상 사용)에 해당하는 대학이 용적률이 꽉 차 있다. 더이상 증축할 수도 없고 정부 정책에 맞춘 반도체 등 미래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공간 확보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서울시가 마련한 개정 조례는 대학이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업공간, 산합협력 공간 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조례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가 가능한 혁신성장구역(시설) 도입과 주변에 영향이 없는 경우 자연경관지구 내 대학시설의 높이 제한도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 대학은 올 하반기부터 개정 조례 시행에 맞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등 공간혁신을 위한 기본구상(안)을 마련해 왔고 서울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도시계획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이 건축물 신·증축 구상(안)을 구체화하기까지는 학과 간 공간조정 등 내부 관련 위원회를 거쳐 이사회 승인까지 통상 10개월 이상의 의사결정 및 기본구상 절차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대학이 요청 시 개정된 제도를 적용한 건축 가능 범위 등을 컨설팅해주고 신속한 의사결정 과정을 돕고 있다. 필요 시 도시계획, 건축, 경관 등 관련 전문가와 현장을 둘러보고 현실적인 계획 수립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서울시가 해당 조례안을 시행한 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강의 공간과 연구실, 실험실 등 부족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당초 7층까지의 건축계획을 10층으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고려대는 정운오 IT교양관에 반도체 공학과와 스마트모빌리티 학부 등을 신설하고, 연세대는 반도체클린룸과 연구실험실을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 연세대는 올해 11월 세부 시설 조성계획 변경 결정 고시를 완료했고, 고려대는 지난 6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12월 중 결정 고시 예정이다.
또한 △서강대 △성균관대 △세종대 △이화여대 △중앙대는 인공지능(AI) 대학, 산학벨트 등 첨단시설 확보를 위한 신축 및 증축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혁신 캠퍼스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 변경 추진을 준비 중으로 올해까지 기본구상을 마치고 내년부터 기본 설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홍익대, 혁신성장구역 도입…지역 기여시설도 연결
특히 이미 용적률이 한도에 도달한 홍익대의 경우 혁신성장구역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혁신캠퍼스 설계가 가능해졌다. 홍익대는 캠퍼스를 입체복합개발하기 위해 국제현상설계 지명공모를 추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5개사가 지원했다. 그중 보행과 공간을 연결하고 지형과 경관을 고려한 네덜란드 업체의 혁신적인 캠퍼스 설계(안)(OMA, 대표건축가 렘 콜하스)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홍익대 혁신성장 캠퍼스 기본구상(안)은 현대미술관과 아트센터, 첨단공학센터와 산학협력공간 및 지역 기여시설로 구성될 공간을 연결한다. 홍대 주변 지역의 문화적 활성화와 산업과 학문과의 연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하고 있어 공간혁신의 선도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최근 준공한 홍익대 아트앤디자인밸리 투어 시간도 마련됐다. 시는 대학이 새롭게 조성하는 공간들 중 지역과 소통하는 전시·창업공간의 예시로써 아트앤디자인밸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오세훈표 미래 혁신 대학’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전 기획 단계서부터 도시계획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향후 대학의 부설주차장 설치 기준 및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 인허가 기준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검토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사업실행 단계에서의 혁신방안도 후속 발표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자리를 계기로, 더 많은 대학이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서 창의적인 핵심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는 공간혁신을 실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앞으로도 대학의 혁신이 곧 도시의 혁신을 도모할 핵심 엔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함께 성장할 대학과 서울의 미래를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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