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의식이었다"… '암 투병' 장모 몸에 불 붙인 사위

윤지영 기자 2023. 12. 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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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입원한 장모를 간병하다 몸에 불을 붙인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 5월29일 서울 노원구 소재 병원에 폐암으로 입원해 있는 장모 B씨(68)를 간병하다 B씨로부터 "술을 마시고 왔냐"는 말을 여러 차례 듣고 화가 나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를 이용해 휴지에 불을 붙여 B씨 몸에 던진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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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입원한 장모를 간병하다 몸에 불을 붙인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암으로 입원한 장모를 간병하다 몸에 불을 붙인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태웅)는 이날 존속살해미수와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44)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29일 서울 노원구 소재 병원에 폐암으로 입원해 있는 장모 B씨(68)를 간병하다 B씨로부터 "술을 마시고 왔냐"는 말을 여러 차례 듣고 화가 나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를 이용해 휴지에 불을 붙여 B씨 몸에 던진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B씨는 두피와 왼손, 얼굴과 목 부위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또 B씨 침대에 설치된 플라스틱 식탁 일부가 녹아 흘러내렸고 침대 시트나 이불 등에도 여러 군데 탄 자국이 남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퇴마의식'을 하던 중 불이 붙은 휴지를 공중에 날렸다"며 "B씨가 움직이면서 B씨 몸에 불이 붙었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우울증약을 과다복용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주변의 사물로 충분히 불이 옮겨붙을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었다"며 "A씨가 복용하고 있던 약물도 심신미약 상태를 유발하거나 과다 복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B씨를 살해할 의도를 가졌다는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존속살해미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윤지영 기자 y2ung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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