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스텐 갑옷 입은 한국 핵융합로 1억도 300초 운전 도전

문세영 기자 2023. 12. 13. 11: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가 새로운 환경에서 첫 번째 플라즈마 실험을 시작한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가장 유사한 장치로 손꼽히는 KSTAR 장치가 ITER와 동일한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 환경을 갖추게 됐다"며 "ITER의 플라즈마 실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KSTAR의 이번 플라즈마 실험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STAR의 선도적 연구를 통해 ITER 및 향후 핵융합 실증로 운전을 위한 기술 확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텅스텐 디비터 설치 완료
KSTAR 내부 모습. 핵융합연 제공.

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가 새로운 환경에서 첫 번째 플라즈마 실험을 시작한다. 기존 탄소 소재에서 텅스텐 소재로 디버터를 교체한 환경에서의 실험이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13일 KSTAR의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신규 개발해 설치를 완료했으며, 이를 활용해 첫 플라즈마 실험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디버터는 핵융합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마의 강한 열속이 집중되는 진공용기 하단에 위치한 플라즈마 대면장치다. 열속은 단위시간 및 단위면적당 들어오는 열에너지를 말한다. 디버터는 플라즈마 열속이 직접 진공용기에 닿지 않도록 방패 역할을 한다. 진공용기를 보호하고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을 배출하는 통로가 돼 고성능 플라즈마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장시간 초고온 플라즈마를 유지하려면 열에너지를 잘 견딜 수 있는 우수한 내열 성능을 갖춘 디버터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KSTAR에는 탄소 소재의 디버터가 설치돼 있었으나, 가열 장치의 성능이 향상되고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시간이 증가하면서 탄소 디버터의 열속 한계치를 넘어서게 됐다. 이에 핵융합연은 열속 한계치가 높은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로 교체하기 위해 2018년 개발에 착수했다. 

문제는 텅스텐이 금속임에도 불구하고 충격에 쉽게 깨지는 성질이 있어 복잡한 형상의 KSTAR 장치에 맞도록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텅스텐과 냉각수가 흐르는 구리 소재 냉각관의 접합이 난관으로 여겨졌다. 

텅스텐 모노블록 카세트의 모습. 핵융합연 제공.

핵융합연은 국내 산업체와 합력해 고온·고압을 이용해 텅스텐과 구리 재료를 접합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다. 그 결과 2021년 첫 번째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고 지난해 9월부터 약 1년간 기존 디버터 해체 및 텅스텐 디버터 설치를 진행했다. 새롭게 설치된 디버터는 텅스텐 소재 모노 블록으로 만들어진 총 64개의 카세트가 모여 KSTAR 내부 진공용기 하단부를 360도 두르는 형태다. 

텅스텐은 높은 녹는 점과 저항성, 낮은 방사화 등의 특성을 지닌 소재로 기존 탄소 디버터의 단점이었던 불순물 생성과 냉각의 어려움 등을 보완할 수 있다. 열속 한계치는  10MW/m2(제곱미터당 메가와트)로, 탄소 디버터 대비 성능이 약 2배 이상 향상됐다. 

새 환경에서 이뤄지는 첫 플라즈마 실험은 21일 시작되며 2024년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주요 목표는 텅스텐 디버터 환경에서의 정상적인 장치 운전을 검증하고, KSTAR가 기존에 달성한 1억도 이상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역량을 재현하는 것이다. KSTAR는 1억도 이상에서 30초 운전에 성공해 세계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300초 운전 달성에 도전한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가장 유사한 장치로 손꼽히는 KSTAR 장치가 ITER와 동일한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 환경을 갖추게 됐다”며 “ITER의 플라즈마 실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KSTAR의 이번 플라즈마 실험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STAR의 선도적 연구를 통해 ITER 및 향후 핵융합 실증로 운전을 위한 기술 확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