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은 왜 ‘서울의 봄’에 열광하나[스경연예연구소]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다. 누적관객수 700만 고지를 넘어 8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기세라면 ‘천만 영화’ 탄생도 가능하다. 특히 문화 소비 주류인 2030세대도 역사적 사건인 12.12 사태에 대해 다시금 공부하며 영화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서울의 봄’은 어떻게 2030세대까지 섭렵했을까.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전날 19만 9975명의 관객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736만 2644명으로, 지난달 22일 개봉 이후 4주째 부동의 1위다.
적수가 없다. 개봉한지 한달여가 되어가고 신작들이 공세를 펼침에도 평일 관객수가 19만~20만명을 유지하며 흥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수기라고 여기는 화요일과 수요일에도 일일관객수가 일정하다. 관객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N차 관람’ 현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기록도 계속 깨부수고 있다. 누적관객수로만 따져도 ‘한산: 용의 출현’(726만명)을 제치고 2020년 팬데믹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중 흥행 톱3에 꼽힌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제외한 작품 중 최고 스코어다. 또한 역주행의 신화 ‘엘리멘탈’(723만명)을 제치고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특히 팬데믹 이후 2021년 최고 흥행작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755만명), 2022년 흥행 톱3인 ‘범죄도시2’(1269만명), ‘아바타: 물의 길’(1080만명), ‘탑건: 매버릭’(822만명), 그리고 2023년 최고 흥행작인 ‘범죄도시3’(1,068만명) 등 모두 전작이 있는 속편인 것에 비해, ‘서울의 봄’은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닌 단일 영화로 연일 최고 스코어를 경신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온라인 상 대중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전 국민이 무조건 봐야 할 영화. 역사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몰입감을 주는 흔치 않은 명작입니다”(메가박스_ksslee03**), “배우들의 연기력이 누구 하나 빠짐없이 스크린을 장악했습니다”(메가박스_jjinso**), “이런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훌륭한 배우들과 연기, 연출이 몰입도 캐리… good”(CGV_향*씨),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CGV_dh**kr0729), “스펙터클하게 재미있었음”(롯데시네마_박*석), “다시 봐도 또 보고 싶은 ‘서울의 봄’” (롯데시네마_남*숙) 등 ‘천만’ 청신호를 예감케 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재는 심박수 챌린지가 밈으로 번지는가 하면,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에 대한 분노를 전작인 ‘인질’로 표출하는 등 캐릭터를 활용한 놀이 문화도 늘어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 속 등장인물인 고 김오랑 중령 묘에 헌화를 하고 그 뜻을 기리거나, 12.12 사태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있다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우선 언론배급시사회 및 최초 시사회 이후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면서 예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 성공했고, 심박수 챌린지 등의 현상들이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로 인해 꼭 봐야하는 영화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도 ‘스포츠경향’에 “20-30대는 정보력에 가장 민감한 세대이기 때문에 그동안 잘 몰랐던 군사 쿠테타의 전말을 알게 된 데서 오는 분노와 충격이 더 크다. 여기에 심박수 챌린지, 캐릭터 밈 등 흥미로운 관람평이 sns를 통해 또래 집단에 공유되면서 자발적인 홍보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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