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 전화받고 부담될까봐 고민" 21년 만에 한팀에서 만난 스승과 제자, 박흥식 코치 "야구할 수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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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프로 2년차 유망주, 30대 타격코치로 처음 만나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박흥식 전 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61)가 이승엽 감독(47)의 두산 베어스에 합류한다.
박 코치는 "이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졌다. 사실 부담이 될까 봐 전화 한 통 안 했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사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하겠다"라고 했다.
히어로즈 타격코치로 있을 땐 육성선수 서건창을 뽑은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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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프로 2년차 유망주, 30대 타격코치로 처음 만나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타격에 눈을 뜬 제자는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우고,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지바 롯데 마린즈의 재팬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 타자를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야구를 빛냈고,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을 쳤다. 그사이 스승은 대한민국 최고 타격코치로 인정받았다.
제자와 스승이 21년 만에 한 팀에서 함께 한다. 감독이 된 제자가 스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박흥식 전 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61)가 이승엽 감독(47)의 두산 베어스에 합류한다. 아직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코치님, 저랑 함께해 주세요." 이 감독 전화를 받고 잠시 고민했다. 이 감독과 박 코치, 세상 사람이 다 아는 특별한 관계다. 옛 제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감독이 옛 스승을 챙긴다는 오해를 받는 게 걱정됐다.
박 코치는 지난 10월 시즌이 끝나고 롯데를 떠났다. 강릉 영동대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를 했다. 앞으로 프로팀에 갈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평생 해 온 게 야구고, 타격코치가 천직이다. 아마추어 선수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영남대, 대구고, 경북고에서 선수를 지도한 경험이 있다.
박 코치는 "이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졌다. 사실 부담이 될까 봐 전화 한 통 안 했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사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하겠다"라고 했다.
이승엽의 두산은 올해 74승2무68패, 승률 5할2푼1리를 기록하고 5위를 했다. 이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 시즌을 마쳤다.
고 말했다.
2003년 시즌이 끝나고 이 감독은 일본프로야구로 떠났다. 지바 롯데, 요미우리, 오릭스 버팔로즈를 거쳐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해 은퇴했다. 삼성에서 지도자로 출발할 줄 알았는데 지난해 말 두산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돌고 돌아 21년 만에 두산에서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박 코치는 2007년까지 삼성 코치로 있다가, KIA 타이거즈를 거쳐 영남대 인스트럭터를 했다. 2011~2012년 넥센 히어로즈, 2013~2014년 롯데, 2015~2020년 KIA 타격코치, 2군 감독, 1군 감독대행을 했다. 이어 대구고, 경북고 인스트럭터를 하다가 2023년 롯데 수석코치에 부임했다.
신일고 한양대를 졸업한 박 코치는 대구초, 대구중을 나온 대구 사람이다. "신일고를 다녀 서울 사람인 줄 아는 데 대구가 고향이다. 1993년 LG 트윈스에서 선수를 은퇴를 하고 31년 만에 서울팀에 적을 두게 됐다"고 했다.
프로팀을 떠나 있는 동안에도 야구를 놓지 않았다. 미국에서 잠시 야구 공부를 했고, 국내 아마팀에서 선수를 지도했다. 히어로즈 타격코치로 있을 땐 육성선수 서건창을 뽑은 인연이 있다.
었다. 좋은 선수가 계속 나오는 게 신기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젊은 선수들과 벽을 두지 않는 활발하게 소통하는 지도자다. 그는 "이 나이에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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