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옹위 초선들 웃기지만…金 때리는 보수언론들 보라"
"金에 지지율·강서참패 책임있다니"…'2주 못간다'서 선회
"金 사퇴-불출마 병행안하면 지탄 예상"…공천파동 주장도
"초선들, 尹 신임하는줄 안 듯…金 때리는 보수언론 보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최근에야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김기현 당대표에 대해 "누가 뭐라그래도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할 때 제 파트너였다"며 우호적인 메시지를 이어갔다.
김기현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도 임명직 2기 지도부를 꾸리고 당정결속을 과시할 땐 '2주 이상 못 버틸 것'이란 압박을 거듭했지만,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로 거취가 불투명해지자 대응 태도가 달라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13일 'KBS특집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최근 '김 대표를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만나 볼 생각이 있다고 했는데 날짜를 잡았느냐'는 질문에 "제가 언론에 그런 거 자꾸 확인해주진 않는다. 김 대표에 대한 예의"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것(김 대표 거취)과 별개로 제가 김 대표를 만날 수 있다고 얘기한 건 어쨌든 27일 제가 행동하기 전에, 김 대표와 '대표-원내대표'로 같이 일하기도 했기 때문에 제 생각을 마지막으로 전달하는 기회는 필요하단 생각"이라고 했다.
전날(12일)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한 당내 인사들에게 "싸가지없다"고 일갈했던 이 전 대표는 "어제 하도 불편해서 페이스북에 글도 쓰고 했는데 김 대표에게 지금 지지율 하락과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책임을 묻는 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휘자로서 책임 진다는 의미는 있겠지만 이상하다. 김 대표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냐"며 "비대위가 들어서려면 1월초쯤 돼야 하는데 공천관리위 꾸리면 한 1주일 걸릴 거고 선거준비를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 사퇴론에 대해 "상당수 초선·재선 의원들과 공천 보장까진 아니더라도 컷오프시키진 않는다는 정도의 연대관계가 있을 건데 그게 불편한 사람들이 김 대표를 쫓아내려 할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입하는 공천파동의 서막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총선 불출마하고 대표직 유지해도 영이 서지 않고, 대표를 사퇴하고 총선 출마를 감행해 의원이 된다한들 주변 초선이나 자신을 위해 일한 사람들에게 뭔가 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지탄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대표직 사퇴와 불출마가 병행될 것으로 봤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와 연대 관계라고 보는 초선의원들이 최근 '김기현 사퇴론'을 편 부산지역 5선 서병수·3선 하태경 의원을 비난한 데 대해선 "그게 웃긴 것"이라며 "지난번 연판장 대상이 이준석, 나경원이었다가 이젠 김 대표를 옹위하는 방향"이라며 "그게 웃긴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대표가 사퇴 압박에 몰린 배경으로 '윤 대통령과 보수언론의 이중작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연판장을 쓰는데 문제는,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지난주에 김 대표와 (오찬과 부산 일정 등에서) 사진도 찍고 했지만 과연 그게 진짜 신임의 의미냐. 아닐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앞에선 사진 찍고 신임을 보이는 것같이 하면서, 초선 의원들은 그게 맞는 줄 알고 (김 대표 옹호로) 쫓아간 것"이라며 "지금 보면 보수성향 언론들이 일제히 김 대표를 때리고 있다. 지금까지 그 언론들이 용산 대통령실과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낸 적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그러면 지금 윤 대통령께서 김 대표를 챙겨준 듯한 모습이 오히려 이중작전일 것"이라며, 지난 8일자 조선일보 보도 <與, 서울 49석 중 우세 6곳뿐… 당 내부에선 알고도 쉬쉬>를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판세분석 자료가 어떻게 유출될 수 있을까. 유출될 수 있는 경로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사무처 당직자를 통해 유출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떤 자료가 유출됐다 하더라도 신빙성 부여하는 건 조선일보같은 언론도 취재원이 신뢰도가 있을 때 하는 걸텐데 그런 소스는 몇군데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서울 판세는 당 사무처 보고 내용을 총선기획단 내에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선기획단장인 이만희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라) 조직국에서 전체 판세를 보고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 '최선'의 경우로 나눠 초안을 작성해온 것"이라며 "('경합 우세' 이하) 모든 지역을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달 27일 탈당을 시사한 가운데 '1번 신당창당, 2번 국민의힘 잔류 가능성 몇%인가'란 질문을 받고 "그건(잔류는)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면서도 "제가 하는 것도 아니고 타인(윤 대통령)이 뭔가 결심을 해야하는 부분이다. 저는 기대하지도 않고 예상하지도 않는다"고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27일을 두고 움직이는 이유는 결국 신당이란 건 장(場)이 섰을 때 움직여야 된다"며 "금태섭·양향자 신당의 경우도 빨리 움직여서 장이 안 섰기 때문에 개점휴업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그분들의 물 밖으로 드러난 활동은 열심히 하지만 언론이 주목하지 않지 않나. 시기가 안 맞아서 그런 것도 있다"고 꼬집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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