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타석 보러 단장 방한' SF는 왜 이정후에게 亞 야수 최고액을 안겼나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과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 등은 1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3억 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4시즌을 보낸 후에는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계약 형태다.
총액 1억 1300만 달러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중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지난 2012년 말 류현진(36)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6년 3600만 달러(약 472억 원)를 받은 게 이전까지 최고 금액이었다. 야수로는 이정후의 절친한 선배인 김하성(28)이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약 367억 원) 계약을 맺은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일본까지 합해도 이정후의 금액은 보기 드문 일이다. 앞서 지난 2013년 다나카 마사히로(현 라쿠텐)가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 5500만 달러(약 2035억 원) 계약을 맺은 게 포스팅을 통한 역대 최고 규모였다. 야수로 한정하면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로 둥지를 튼 요시다 마사타카(30)의 5년 9000만 달러(약 1182억 원)가 가장 많은 금액이었는데, 이정후는 이를 훌쩍 넘겼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의 알렉스 파블로비치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간부들은 올해 몇 번 이정후를 보러 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매우 깊이 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에이전트도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을 통해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의 그 한 타석을 보기 위해 한국에 간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이정후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이정후는 그곳에서 슈퍼스타였고, 그를 스타 선수처럼 대우하는 팀에게 계약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후에게 긍정적인 점은 샌프란시스코 신임 감독인 밥 멜빈이 아시아 선수와 인연이 깊다는 것이다. 2003년 시애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멜빈 감독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05~2009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2011~2021년), 샌디에이고(2022~2023년)에서 오랜 시간 감독직을 역임하며 통산 1517승을 거뒀다. 그는 시애틀에서는 스즈키 이치로, 샌디에이고에서는 다르빗슈 유와 인연을 맺었고, 특히 김하성을 주전 내야수로 기용하며 아시아 최초의 골드글러브 내야수로 키웠다.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팀 중에서 가장 먼저 아시아 선수를 영입한 팀이다. 지난 1964년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연수 중이던 무라카미 마사노리를 콜업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이후 신조 츠요시, 야부 케이이치, 아오키 노리치카 등 여러 일본 선수가 뛰었지만, 한국인 빅리거와 한동안 인연이 없었다. 송승준이나 김선우, 이학주 등이 마이너리그 팀에 속했지만 콜업이 이뤄지진 못했다.
다만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의 성적을 올렸다. 4월 한 달 동안 0.218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늦은 출발을 보인 이정후는 5월 0.305, 6월 0.374, 7월 0.435의 월간 타율을 보여줬다. 결국 6월 11일 3할 타율에 진입한 그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 막바지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서비스 차원의 출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쳤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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