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세계 1위 배터리 생산 중국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준공
환경·에너지 기업 SK에코플랜트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 테스(TES)와 함께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준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준공한 공장은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폐배터리 시장을 공략할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2일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서 배터리 재활용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테렌스 응(Terrance Ng) 테스 회장, 이철수 SK에코플랜트 남경법인장, 탄 빙(Tan Bing) 지사이클(Z-Cycle) 회장, 주빈(周斌) 옌청시 중국 공산당 위원회 서기, 쇠성당(薛盛堂) 옌청시 중국 공산당 위원회 비서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SK에코플랜트 남경법인과 중국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인 지사이클이 협력해 총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지사이클은 2019년 테스와 중국 신에너지사업 전문투자사 종위(Zhong-Yi)가 함께 설립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합작법인이다. 폐배터리 재사용(순차 이용)과 재활용(재생이용)이 가능한 중국 내 15개 업체 중 하나다.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및 후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준공된 1단계 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공장은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있다. 연면적 8000㎡ 규모로 연간 2000t의 블랙매스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분쇄해 만드는 검은 가루로, 흑연과 코발트, 리튬 등을 추출할 수 있다. 1단계 공장 근처에 같은 규모의 2단계 전처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내년 말 준공되면 연간 총 4000t의 블랙매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전처리 공장을 통해 수거된 스크랩(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과 수명을 다한 전기차 폐배터리, 리콜 배터리 등을 물리적으로 안전하게 분해·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 단계인 블랙매스까지 추출할 수 있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수거, 방전시킨 뒤 해체·분쇄해 만든 검은 가루 형태의 중간 가공품이다. 블랙매스에서 후처리 공정을 거치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소금속을 뽑아낼 수 있다.
중국 장쑤성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요충지로 꼽힌다. 지난해 SNE리서치 기준 점유율 세계 2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비야디(BYD)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생산공장 10여곳이 밀집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장쑤성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폐배터리와 스크랩 등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전처리 공장 준공과 상하이 폐배터리 후처리 공장과 사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중국은 2022년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른 만큼 전기차 폐배터리 물량도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에 구축하는 옌청 공장과 기존 상하이 공장을 연계해 중국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와 자회사 테스는 폐배터리 회수부터 희소금속 추출 및 재활용 관련 부문을 모두 완비하고 있다. 전 세계 23개국 50곳에 이르는 글로벌 거점을 확보해 물류 전초기지도 마련했다. 유럽 최대 규모 항구 중 하나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짓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도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의 폐배터리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폐기물의 국가 간 불법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바젤 협약에 따라 전 세계에서 모은 폐배터리를 타국의 재활용 시설로 보내기 위해선 허가가 필요하다. 테스는 이미 30여개 바젤 퍼밋(Basel Permit)을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코발트·리튬 회수율 고도화’와 ‘추출제 개발 통한 용수 절감’, ‘화재방지 고속방전’ 등 폐배터리 재활용 전·후처리 전반에 걸친 핵심 4대 기술을 개발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옌청 배터리 재활용 센터는 SK에코플랜트의 혁신적인 친환경 솔루션과 지사이클의 독보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했다”며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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