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히딩크 감독, 어디 계십니까”…박지성·크루이프로 ‘축구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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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월드컵 4강 신화의 중심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계십니다. 어디 계십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빌렘 알렉산데르 국왕이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 기념사에서 이같이 언급하자 히딩크 전 감독이 일어나 목례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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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빌렘 알렉산데르 국왕이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 기념사에서 이같이 언급하자 히딩크 전 감독이 일어나 목례를 건넸다. 만찬 참석자들이 모두 박수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빈 만찬에서 네덜란드 ‘오렌지 군단’의 축구 거장 요한 크루이프, 박지성 선수의 유럽 커리어의 발판이 네덜란드 리그였음을 상시시키며 국빈 만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윤 대통령은 “저는 중학생 시절이던 1974년 월드컵 때 오렌지군단의 돌풍을 일으켰던 요한 크루이프에 열광했다”며 “지금도 많은 한국인들이 토탈 사커를 최초로 선보인 요한 크루이프를 잘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축구선수들의 유럽 진출 부흥기를 선도한 우리 박지성 선수의 유럽 커리어의 시작과 끝은 바로 네덜란드 리그였다”고 평가했다. 1998년 월드컵에서 한국에 대패를 안긴 데니스 베르캄프 등 네덜란드 유력 선수들을 기억하는 한국인들이 많은데다, 동시에 히딩크 감독으로 친숙해진 네덜란드의 ‘축구’를 언급하며 만찬 분위기를 풀어간 것.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네덜란드어로 “후던아본트(Goedenavond·안녕하십니까)”, “쁘로오스트”(Proost·건배)라고 말했다. 빌렘 알렉산데르 국왕이 만찬사에서 한국어로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데 대한 답사였다. 이날 만찬에는 한국측 공식 수행원과 기업인, 양국 각계 주요 인사 2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빌렘 알렉산데르 국왕은 만찬사에서 “대한민국은 네덜란드인에게 더 이상 멀리 있는 낯선 나라가 아니며 ‘한국의 열풍’이 네덜란드를 휩쓸고 있다”며 “네덜란드는 대한민국이 세계 무대에서 적극적이고 자부심을 가지며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박연과 하멜에서 시작된 양국의 남다른 인연이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달려온 네덜란드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한국의 자유 민주주의와 번영의 초석이 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양국 교역량이 16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양국 협력은 반도체, 원전, AI, 디지털과 같은 미래산업 분야로 다층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암스테르담=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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