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로 북한 제조업 생산 12.9% 줄었다”

유병훈 기자 2023. 12. 13. 10: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실질적으로 미친 영향을 북한의 야간 조도(照度·단위 면적이 단위 시간에 받는 빛의 양)를 활용해 추정했다.

이에 연구팀은 이 시기에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국내 북한 전문가들이 그동안 구축해 놓은 데이터와 북한의 야간 조도를 활용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위성으로 북한 야간 조도 분석해 대북 제재 영향 확인
북한에 대한 수출 제재(왼쪽), 수입 제재에 따른 지역별 제재 취약도를 나타낸 북한 지도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실질적으로 미친 영향을 북한의 야간 조도(照度·단위 면적이 단위 시간에 받는 빛의 양)를 활용해 추정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김지희 교수가 한국개발연구원(KDI) 김규철 박사, 홍콩과기대(HKUST) 박상윤 교수, 홍콩대(HKU) 창 선(Chang Sun)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북한의 지역별 제조업 생산량을 추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경제학 저널(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에 지난달 게재됐다.

북한은 지난 2016~2017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으로 도발해 왔고, UN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이에 대응해 대북 제재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매우 폐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얻기 힘들기에 이 같은 대북 경제 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설령 데이터가 있어도 북한의 정책 기조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영향을 배제하는 것 역시 문제였다.

이에 연구팀은 이 시기에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국내 북한 전문가들이 그동안 구축해 놓은 데이터와 북한의 야간 조도를 활용했다. 지역별 산업 구조에 따라 제재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도 제재 효과를 추정하는데 활용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연구원의 이석기 박사 연구팀에서 구축한 북한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북한의 지역별 제조업종별 비중을 계산한 후, UN에서 제공하는 국가별 무역 거래 데이터(Comtrade)나 북한 제재 물품 목록과 결합해 지역별로 제재에 영향을 받는 정도를 나타내는 제재 취약도(sanction exposure)를 계산했다. 또 인공위성 야간 조도 데이터와 함께 북한과 비슷한 경제 수준을 나타내는 중국 특정 지방의 GDP와 야간 조도간 탄력성을 사용해 지난 2013~2019년 북한의 지역별 제조업 생산량을 추정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한 뒤 정량적 공간 균형 경제학 모형을 추정한 결과, 대북 제재가 북한의 제조업 생산을 12.9%, 실질 소득은 15.3% 감소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모형에서 북한의 모든 수입과 수출을 차단하는 극단적인 제재가 가해지는 경우에는 북한의 제조업 생산량이 4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이번 무역 제재의 영향으로 평양을 제외한 신의주·곽산·원산·회령·함흥 등 다섯 개 대도시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수입 금지 상품의 가격이 평균적으로 38% 오른 것을 확인했다. 다만 평양에서는 이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이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는 북한 당국이 제재로 인한 평양 주민의 동요를 방지하기 위해 장마당 가격을 통제한 영향으로 저자들은 분석했다. 반면 수출금지 상품의 경우 장마당 가격이 다소 하락하거나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역 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친 영향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통해 정량적으로 추정하고, 제재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방법론을 다른 제재 국가에도 적용하여 경제적 피해를 추정해 보고, 제재 국가의 경제적 대응에 관한 일반적인 분석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2023), DOI : https://doi.org/10.1016/j.jinteco.2023.103813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