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한국 입국해 가출 ‘먹튀’ 베트남 여성들 ‘속수무책’…신혼 6일 만에 가출하기도
다문화 혼인은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 비율이 가장 많은데, 이중 일부는 결혼 후 아내가 가출해 속앓이를 하는 한국 남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이른바 ‘국적 먹튀’인 것인데 문제는 이같은 피해를 본 이들의 구제책도 뾰족히 없는 실정이다.
국제결혼을 생각한다면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14일 MBN에 따르면 올해 초 베트남 여성과 결혼식을 올린 한국 A씨는 지난달 드디어 꿈에 그린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함께 산 지 단 엿새 만에 아내는 옷가지만 남겨두고 자취를 감췄다.
생업 탓에 결혼 적령기를 놓친 A씨는 3000만원 들인 국제결혼인 터라 충격이 컸다.
A씨는 MBN에 “(아내가) 베트남에 있을 때 너무나도 다정하게 대해줬다”며 “하지만 한국에 오자마자 태도가 180도 변했다”고 토로했다.
출입국 기록에 그의 아내는 여전히 국내 체류 중이지만 연락은 닿지 않고, 결혼중개업체에 문의해도 소용이 없었다.
A씨는 MBN에 “집사람이 집을 나갔다 그랬더니 이제 며칠 또 기다려보라 하더라”라며 “바람 쐬러 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뒤로(업체 측과) 연락이 단절됐다”고 말했다.
반면 업체 측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해당 국제결혼 업체는 MBN에 “(베트남 국적 신부가) 도망갈 일이 거의 없다”면서 “그런 일 발생하면 저희도 참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A씨처럼 결혼 직후 외국 여성의 가출이나 국적 취득 후 이혼을 요구하는 등의 이른바 ‘국적 먹뒤’를 호소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국제결혼은 1만 2000건으로 이 가운데 10%는 여성들이 집을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정부 기관은 없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출입국 관리법을 법규를 개정해서 하든 하여튼 이민 브로커의 전횡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돼 배우자가 사라지면 중개업체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례도 있지만, 소송 비용과 시간이 부담으로, 신혼의 단 꿈 대신 속 앓이하는 국제결혼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편 결혼한 10쌍 중 약 1쌍은 다문화 부부가 차지하는 등 국제결혼을 택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2022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은 1만7428건으로 전년보다 3502건(25.1%)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폭 증가로,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2%에서 지난해 9.1%로 상승했다.
다문화 혼인은 2017∼2019년 매년 증가하다가 코로나 사태로 2020년, 2021년 각각 34.6%, 13.9% 감소하다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유형별로 보면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와의 혼인은 66.8%, 한국인 아내와 외국인 남편과의 혼인은 20.0%를 차지했다. 귀화자와의 혼인은 13.2%로 뒤를 이었다.
다문화 혼인을 한 한국인 남편 연령은 45세 이상이 31.2%로 가장 많았고 30대 초반(19.3%), 30대 후반(17.1%) 순이었다.
부부간 연령차는 남편이 10세 이상 연상인 부부 비중이 35.0%로 가장 많지만, 과거와 달리 30대 젊은 남성들도 국제결혼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이 2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17.8%), 태국(11.1%) 순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외국인 남편 국적은 중국(6.5%), 베트남(3.4%) 등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 국적을 취득한 뒤 베트남 남성과 결혼한 사례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이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지난해 다문화 이혼은 7853건으로 전년보다 571건(6.8%) 감소했다.
이혼한 한국인 남편의 평균 연령은 50.1세로 나타났는데, 특히 이혼한 다문화 부부의 결혼 생활 지속 기간은 5년 미만이 31.8%로 가장 많았다.
이혼한 외국인 아내 국적은 중국이 33.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중국 국적의 다문화 부부 비중이 큰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해석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