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가상자산, 환수 쉬워진다…대검, 국고귀속 절차 개선

/사진제공=대검찰청

범죄수익으로 몰수·추징된 가상자산을 국고로 환수하는 절차가 개선된다. 지금까지는 검찰청 법인계정으로 몰수한 가상자산을 검찰 수사관 개인 명의의 계정으로 옮겨 현금화한 뒤 다시 국고로 환수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검찰청 법인계정에서 곧바로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입·출금할 수 있게 된다.

대검찰청은 금융정보분석원(FIU),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등과 협의해 이 같은 가상자산 매각 및 원화 출금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13일 밝혔다. 2018년부터 시행된 FIU의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취지에 따라 법인계정을 통한 가상자산 매각 및 원화출금은 원칙상 제한되지만 범죄수익의 신속한 국고환수를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기존대로 몰수한 가상자산을 검찰 수사관 개인 명의의 계정으로 옮겨 매각, 현금화한 뒤 다시 검찰의 국고수납 계좌에 입금하는 절차를 유지하게 되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시 발생하는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규정하는 개정 소득세법에 따라 검찰 수사관 개인에게 과세가 이뤄지는 문제점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전국 검찰청이 압수·보전 처분 등으로 보관 중인 가상자산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총 100여종, 270억원 규모다. 그 중 몰수 선고가 확정된 가상자산은 가액 합계 14억원 상당으로 검찰은 이번 매각절차를 통해 가상자산 10억2300만원을 매각했다.

대검 관계자는 "범죄수익으로 몰수·추징해야 할 가상자산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속한 국고귀속 절차를 마련해 보다 효율적인 범죄수익환수가 가능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범죄를 통해 취득한 가상자산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환수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며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